‘농자천하지대본’대본이라 했습니다. 이 말은 먹고 사는 것만 해결되면 부러울 것이 없는 구시대에서나 통했던 말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이 같은 주장을 펴면 시대에 뒤떨어진 바보 취급 받기 십상입니다. 70년대 까지만 해도 ‘농자천하지대본’이었습니다. 그러나 공업화가 진행될수록 이 ‘농자천하지대본’은 구시대의 유물 취급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70년 전 세계 최대 빈곤국이던 대한민국은 이제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발전했습니다.

농업은 자연스럽게 그 가치가 희미해졌습니다. 오히려 천덕꾸러기 대접을 받았지요. 벼 수학기가 되면 가격 문제로 온 나라가 시끄러웠습니다. 낮은 수매 가격으로 농민들의 야적 시위는 연례행사처럼 계속 됐지요. 생계와 직결되는 농민들은 죽음을 불사하고 시위에 나섰습니다. 부의 기준이던 쌀은 수확 철 정부의 최대 골칫거리가 됐습니다. 이제 조금은 진정됐지만 농민들은 아직도 낮은 쌀값에 불만이 많습니다.

농민들의 불만은 당연합니다. 쌀 한 되 값이 자판기 커피 값보다 싸니 농민인 것에 자괴감을 느낀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그러나 농민들의 끈질긴 생명력은 점차 농업의 가치를 높이고 있습니다. 영농의 과학화, 규모화, 고급화로 소득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농과 대학의 인기도 다시 올라가고 있다고 합니다. 농경지의 가격도 오르는 추세이고 매물로 나오면 잘 팔린다고 합니다. 농업은 생명산업입니다. 다시 높은 가치를 인정받아 인기 있는 산업으로 자리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문제는 기상변화입니다. 현재의 영농법으로는 기상변화에 적응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전천후 영농기술 개발이 절실합니다. 영농의 과학화입니다. 이미 AI(인공지능) 영농시대가 다가왔습니다. 기상이변에도 질 좋은 작물을 많이 생산할 수 있는 농업기술 개발은 농업을 고소득 산업으로 끌어 올릴 것으로 기대합니다. 인류는 먹지 않고는 살 수 없습니다.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업의 위상은 다시 올라갈 것으로 믿습니다.

헌데 당장은 비가 내리지 않아 걱정입니다. 물 없는 농업은 상도 할 수 없습니다. 70년대 후반부터는 홍수와 가뭄 피해가 줄었습니다. 하지만 비가 내리지 않으면 농사는 망칩니다. 지구 오염으로 인한 기상이변은 인류가 피할 수 없는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기상이변은 인류의 삶 자체를 위협합니다. 농업 뿐 아니라 모든 산업의 치명적 타격이 예상됩니다. 산업 기술 발전보다 중요한 것이 지구를 살리는 것입니다.

오염을 막는 것이 지구를 살리는 유일한 길입니다.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버리는 종이 컵 한 개 한 개가 쓰레기가 되어 지구의 생명을 단축시키고 있습니다. 지구 오염을 가속화 시키고 있습니다. 쓰레기를 줄이고 물 한 방울을 아끼는 습관이 지구를 살립니다. 인류를 살립니다. 당신의 나쁜 습관이 지구를 오염시킵니다. 농업·농민이 지구를 살리고 인류를 살리는 천하의 대본이 되길 기원합니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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