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일 회사원

댓글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사회적으로 많이 알려진 연예인들이 댓글에 상처를 받아 자살을 시도하거나 그 분노를 참지 못해 극단적인 행위를 직접 감행하는 상황이 가끔 발생한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사회적으로 명성도 있고 명성만큼 금전적으로 부족하지도 않을 텐데 왜 이런 돌아오지 못할 길을 택할까 의문이 들기도 한다. 이런 선택을 감행하는 것은 스스로 자기를 존중하는 마음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자기가 자기를 평가하고 보는 눈이 낮으므로 남의 말에 휘둘려 순간적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인간이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인지(認知)라고 본다. 타인이 나를 어떻게 보든 자신이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그것이 자존감이고 스스로 자기를 존중하는 마음이다. 내가 세상에 쓸모 있는 사람인지 아니면 별 볼 일 없는 존재인지 뒤돌아 생각해 보자.

이렇게 냉철하게 한번 돌아볼 때 자존심과 자존감을 구분해 볼 수 있다. 자존감은 내가 나를 보는 관점과 평가다. 따라서 자존심은 남이 나를 보는 관점과 평가다. 따지고 보면 둘의 차이는 관점의 차이다. 말하자면 자존감은 스스로를 인정하는 것이고, 자존심은 남으로부터 인정받기를 원하는 것이다. 이 둘 사이의 상관관계는 자존감이 낮을수록 자존심이 쉽게 상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존감이 낮으면 다른 사람 말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다른 사람 말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그렇다고 나르시시스트(자신이 훌륭하다고 여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자신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요즘 유행하는 분노 조절장애의 원인도 자존감에서 출발한다. 자존감이 낮고 자존심이 높은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자신을 우습게 보는 경향이 매우 높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기질을 가지고 있다. 자존감이 낮으므로 다른 사람들이 자기를 어떻게 보는지에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 

그냥 생각 없이 보는 사람에게도 자기보다 약해 보이면 째려본다고 또는 자기를 무시하는 눈초리라고 시비를 걸다가 심지어는 살인까지 저지르는 일도 발생한다. 운전하다가도 그냥 무심코 끼어들었는데 끝까지 쫓아가 보복을 한다. 이런 것 들이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현상인데 사실은 다른 사람에게 화를 낸 것 같지만 자기 자신에게 분노를 표출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자존감은 자기 자신이 얼마나 가치 있는 사람인가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다. 그러므로 자존감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몇 가지가 있다. 첫째로 근력을 들 수 있다. 몸이 부실하면 자존감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몸이 비실비실해 늘 병원을 찾는 환자가 자존감이 높을 수가 없다. 스스로 운동을 하고 건강하면 자연스럽게 자존감이 올라간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마음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둘째는 유능함을 들 수 있다. 실제로 모든 것에 유능하면 좋겠지만 어느 한 가지라도 다른 사람보다 잘한다고 생각하면 자존감을 가질 수 있다. 할 줄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 자존감을 갖기는 어렵다. 

셋째로는 작은 성공들의 축적이다. 작은 일이지만 자기가 해 냈다고 생각하면 자존감이 상승한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로 마음먹었으면 이것은 힘들어도 실천하면 된다. 자기 스스로에게 한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은 남과의 약속도 잘 지킨다. 작은 것부터 실천하다보면 큰 계획도 실천할 수 있다. 등산을 예로 든다면 가장 넘기 힘든 고개가 7부 8부 능선이 아니고 자기 집 문턱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혼자 있는 훈련이 필요하다. 늘 여러 사람과 함께 있어 옆에 사람이 없으면 불안해 하는 사람이 있다. 사람은 혼자 있을 때 더 성장한다. 어떤 결단을 내릴 때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지 않고 혼자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는 마음의 근육이 있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자존감+자존심=100이라고 치면 자존감이 0이면 자존심이 100이고 자존감이 100이면 자존심이 0이다. 그 해답은 내가 나를 보는 관점이고 타인이 나를 보는 관점이기 때문이다. 내가 나를 별 볼일 없는 사람이라고 보는데 누가 나를 잘 봐주겠는가. 스스로 자기 자신이 가장 훌륭하다고 자만심(自慢心)을 갖는 나르시시스트(narcissist)를 가지면 안 되겠지만 자신감(自信感)만은 갖고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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