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故事成語 이경일

뻔뻔한 사람을 볼 때 우리는 염치(廉恥)없다는 말을 자주 쓴다. 얌체는 염치의 잘못된 표현이다. 처음으로 염치에 대해 말을 한사람은 춘추시대 (B.C 650년경)제(齊)나라의 관중(管仲)이다. 정치의 근본원리를 말하면서 군주에게 했던 말로 관중에 정치사상의 진수(眞髓)라고 할 수 있는 중요한 가르침이다. 관중이 쓴 ≪관자(管子)≫의 〈목민편〉에 예의와 염치를 사유(四維:네 가지 원칙)라 했다. 나라를 떠받치는 네 가지 기둥이라는 뜻이다.

이중에 한 줄이라도 끊어지면 기울고 두 줄이 끊어지면 위태롭고 세 줄이 끊어지면 엎어지며 네 줄이 끊어지면 멸망한다고 경고했다. 기우는 것은 바로잡을 수 있고 위태로운 것은 안정시킬 수 있고 엎어지는 것은 일으켜 세울 수는 있으나 멸망한 것은 다시 일으킬 수 없다고 했다. 첫째는 예(禮), 둘째는 의(義), 셋째는 염(廉), 넷째는 치(恥)이다. 예란 절도를 넘지 않음이고 의란 스스로 나아가기를 구하지 않음이고 염이란 잘못을 숨기지 않음이며 치란 그릇된 것을 따르지 않음이다.

그러므로 절도(節度)를 지키면 윗사람의 자리가 평안하고 스스로 나아가기를 구하지 않으면 백성은 교활(狡猾)함과 속임이 없고 잘못을 숨기지 않으면 행실이 저절로 온전해지고 그릇된 것을 따르지 않으면 사악(邪惡)한일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가르쳤다. 나중에 이 네 가지 사유에 인간관계의 네 가지 덕목 효제충신(孝悌忠信)을 넣어 팔덕(八德)이라 했다. 항상 부모를 공경(恭敬)하고 형제간에 우애(友愛) 있고 나라에 충성(忠誠)하고 친구사이에 믿음을 주는 언행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정치가 흥(興)하는 것은 민심을 따르는 데 있고 정치가 피폐(疲弊)해지는 것은 민심을 거스르는데 있고 백성을 편안하고 즐겁게 해주면 백성은 군주를 위하여 근심과 노고(勞苦)도 감수(感受)한다. 부유하고 귀하게 해주면 백성은 군주를 위하여 가난과 천함도 감수한다. 보호하고 안전하게 해주면 백성은 군주를 위하여 위험에 빠지는 것도 감수한다. 잘살도록 해주면 백성은 군주를 위하여 생명 희생(犧牲)도 감수한다.

우리 선조들은 사유팔덕(四維八德)을 가훈(家訓)으로 삼아 자손들에게 많이 가르쳤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태를 보면 국정농단(國政壟斷)의 파렴치한 일이 발생했다. 하나같이 자기는 잘못이 없고 불리하면 모른다고 발뺌하고 있다. 염치의 실종(失踪)이다. 소위 말하는 사회 지도층(指導層)이란 사람들에게서 일상적으로 봐 왔다. 어린 학생들이 무엇을 보고 배울 것인가. 심히 우려(憂慮)스럽다.

대통령 선거당시 철저한 검증(檢證)을 한다고 하면서 무엇을 검증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많은 청년들이 우리나라를 헬조선(Hell朝鮮:지옥)이라 부른다. 최고 통치권자로서 책임을 통감(痛感)한다면 지금이라도 부끄러움을 알고 파렴치한(破廉恥漢)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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