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편집위원장

‘새로운 대한민국’이 화두(話頭)인 세월을 살고 있습니다. 서울의 분위기는 뉴스를 통해 알 것 같습니다. 서울 보다 대구·부산을 비롯한 영남 지방의 분위기에 관심이 갑니다. 과장하면 ‘천지개벽’수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정권의 중심이었던 만큼 박근혜 게이트의 파장은 말로 다할 수 없을 만큼 크겠지요. 그 충격과 분노는 광주보다 더 큰 것 같습니다. 촛불의 숫자가 광주 보다 많은 것으로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거의 신앙 수준이었던 믿음이 깨졌으니 분노를 넘어 좌절의 수준이 아닐까 짐작됩니다.

호남이야 그들에 대한 불신과 적대감이 팽배한 지역이니까 충격이 적은 편이라고 봅니다. 그래서인지 사실 우리 영광의 촛불은 수백 개에 불과합니다. 우리 영광 사람들도 새로운 대한민국을 원합니다. 당연히 촛불을 밝게 비춰 대한민국의 어두움을 밝히는데 동참해야 합니다. 촛불은 10주째 계속됐습니다. 영광에서도 9번 매주 토요일 밤 촛불 집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매번 참가하는 얼굴은 겹치고 그 밝기는 대한민국은커녕 영광도 밝힐 수 없을 정도에 불과 합니다.

민주주의와 정의는 스스로 나서서 쟁취해야 합니다. 죽음을 무릅쓰고 나선 시민들에 의해 얻어지는 산물입니다. 민주주의와 정의를 원하십니까? 나서십시오. 다른 사람의 희생으로 얻어진 민주주의와 정의를 누리기만 하는 것은 민주시민의 정신이 아닙니다. 독재와 무능, 불의에 항거하지 않고서 민주주의와 정의를 누리는 것은 무임승차와 다르지 않습니다. 일상생활조차 고달픈 실정은 잘 압니다.

우리는 무엇을 바라며 오늘을 살고 있습니까. 더 나은 내일, 더 나은 영광, 더 나은 대한민국을 바라지 않습니까? 우리 후손들에게 좀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주자고 모든 어려움 이겨내고 있지 않으십니까? 언제든 회초리를 들 수 있다는 올곧은 모습은 후손들에게 큰 가르침이 됩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는 시민의식도 키워줍니다. 유능한 후손이 정의로운 대한민국에서 행복하게 살아주길 바라는 마음을 촛불에 담아보시기 바랍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박근혜를 원하는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태극기를 흔들며 애국자 흉내를 내고 있습니다. 충성을 거둬들이지 않으면서 발악하는 국회의원도 적지 않습니다. 국민들이 긴장을 풀지 않고 촛불을 켜야 하는 이유입니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잉태한 2016년은 저물고 ‘새로운 대한민국’이 태어날 2017년을 맞았습니다. 건강하게 태어날 수 있도록 더욱 많은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십시오.

새 나라는 서울 등 대도시만, 정치인과 재벌과 관료들만, 부자들만 바뀌는 나라가 아닙니다. 지방도, 못 가진 자들의 의식과 행태도 바뀌어야 합니다. 영광도 함께 바뀌어야 합니다. 정치도, 경제도, 행정도 2016년과 다른 모습의 2017년을 기대합니다. 군민들의 부릅뜬 눈이 없다면 ‘새로운 영광’은 오지 않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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