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개호 의원은 관운(官運) 있는지 없는지 헷갈린다. 21세에 해정고시에 합격, 1급에 까지 올랐으니 일단 있었다. 퇴직후 19대 총선에 도전했다. 고향이 담양이다. 담양·구례·곡성 지역구에 경선에서 압도적 1위를 달렸다. 경선 한 달 여를 남기고 지역구가 바뀌었다. 담양이 영광·함평·장성에 편입된 것이다. 눈 앞에 있던 배지가 날아갔다. 관운이 없었다.

이낙연과 이석형이 뛰는 판에 뒤늦게 뛰어들었다. 가능성 제로(0). 결과는 예상대로 였다. 그때부터 뛰었다. 각오한 ‘4년 고생’은 2년으로 끝났다. 도지사에 당선된 이낙연의 자리에 보궐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이석형과의 버거운 경선 승부를 압승으로 이끌었다.

2년 만에 치러진 20대 총선. 광주·전남에 국민의 당 바람이 불었다. 민주당을 고수하다 지옥문을 보았다. 그야말로 천신만고 였다. 목이 터져라 호소하고 발이 부르트도록 밤낮없이 4개 군을 뛰어다녔다. 민주당에서 홀로 당선됐다. 이 정도면 결론 났다. 이개호는 지독히도 관운이 좋다. 관운 좋은 이 의원을 의원회관에서 만났다.

독자여러분께 새해 인사 부탁드립니다.

이개호 국회의원

“다사다난했던 병신년이 저물고 대망의 정유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영광군민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함께하길 기원드립니다.

지난해는 비선실세의 국정농단으로 우리 국민들이 ‘국민 노릇하기가 이렇게 힘들다’는 참담한 심정으로 한해를 보냈습니다. 이제 새해는 정의로운 국가, 올바른 사회를 우리 국민들의 손으로 만들어서 행복한 대한민국을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그런 계기를 만들어 가야하겠습니다.“

지난 한해, 의정활동 중 가장 보람 있었던 점과 아쉬운 점이 있다면?

“우선, ‘FTA 농어민 지원 특별법’ 국회 통과를 가장 큰 보람으로 생각합니다. 2016년 6월 법안발의를 해놓고도 정부측의 반대가 심해서 상당한 난항이 예상되었고 2016년 마지막 국회 본회의가 열리는 날까지도 법사위와 본회의 통과가 불투명 했었습니다. 정부와 여당을 상대로 끈질기게 설득을 해서 12월29일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법안 가결 당시 동료 의원들이 “20대 국회 민생정치의 실현의 최대 쾌거”라고 칭찬을 해줄 정도의 축하와 격려를 받기도 했습니다.

법안의 주요 골자는 농어업 분야 상생기금을 기업과 정부(부족분)가 매년 1천억씩, 10년간 1조원을 투입하도록 명시했는데 FTA로 이익을 얻은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피해를 입게 된 농어업 분야에 지원하는 법안입니다.

아울러 올해 2월까지 일몰되는 지역 농축협 보험특례기한을 5년 연장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농협법을 개정하여 농업인 조합원들의 피해를 막았으며, 산림조합 숙원이었던 비조합원들의 대출근거를 마련한 산림조합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도 보람된 일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전남·광주에서 유일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으로서 예결위원을 맡아 일당백의 노력으로 우리 지역구 뿐만 아니라 호남 예산을 늘리고 지켜내는데 한 몫을 다했다는 점도 큰 보람으로 꼽고 싶습니다.

아쉬웠던 점은 쌀값 하락으로 시름이 큰 농민들의 염원을 해결하지 못한 것입니다. 쌀 생산조정제 예산이 국회 통과가 좌절된 건데 논에 타작물을 재배 할 때 소득을 보전해 줄 수 있도록 한 제도입니다. 제가 예산소위 위원으로서 심의 마지막 날까지 예산반영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기재부의 반대를 넘어서지 못했습니다. 올해는 반드시 국회통과를 관철해서 반복되는 쌀 수급 과잉과 쌀값 하락 문제를 해결해낼 계획입니다.

영광 입장에서 아쉬운 점을 한가지 더 꼽는다면 저의 20대 국회 1호 법안이었던 ‘원자력 방재 대책법’이 아직 계류 중입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원전 협력업체 본사를 원전 반경 30㎞내에 입주 시켜 유사시 신속한 출동이 가능하고, 기업들이 지역에 상주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여러 가지 이해관계가 얽혀 지난해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는데 여야와 정부를 설득시켜 올해 반드시 본회의 가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지난 해 발의한 대표 법안을 소개를 해주신다면?

“올해 1월 현재까지 대표 발의한 법안은 모두 25건으로 이 가운데 앞서 말씀드린 FTA특별법과 농협법 개정안 등 5개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입법 완료했습니다. 성과가 많은 것은 아지만 우리농어업인들에게 꼭 필요한 법안들이라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자부합니다.”

광주‧전남 유일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으로서 올해 진행할 공약과 영광군의 우선 공약은?

“영광군민 여러분들의 성원으로 다시 한번 일할 기회를 얻게 됐습니다. 거듭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보내주신 성원에 보답하는 길은 ‘열심히 일하는 좋은 국회의원’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영광이 ‘더 큰 영광’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역발전을 위한 예산확보와 사업유치에 노력하겠습니다. 먼저 대마산단을 중심으로 전기자동차산업 활성화 및 기업유치를 지원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저는 영광군과 함께 ‘전기구동 운송수단 실증환경 구축사업’을 위해 지난해 국비 73억(16억 증액), 올해는 60억(7억 증액)을 확보한 바 있습니다. 더불어 2단계 사업으로 추진중인 총사업비 140억원(국비 100억) 규모의 ‘미래이동수단 사용자 경험 증진 기반 구축사업’이 영광으로 유치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이 사업을 대마산단에 유치할 경우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분원’이 영광에 함께 들어설 것으로 보여 대마산단 활성화에 큰 시너지 효과가 기대됩니다. 이와함께 앞서 말씀드린 원전 협력업체 본사가 원전 30㎞ 반경 내에 위치하도록 하는 ‘원자력 방재 대책법’이 반드시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영광~염산간 도로 국지도 승격 추진사업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현재 지방도(808호선)에 속해 있어 도로 확포장사업이 요원한 실정인데 유일한 해결책이 국지도로 승격시키는 것입니다.‘지방도’가 ‘국지도’로 승격한 사례가 없지만 영남과 충청권 1곳씩을 동시에 승격하는 방법으로 국토부와 적극 협의할 계획입니다.

영광읍 신하리-염산면 봉남리까지 약 11.7㎞ 구간이 확포장되면 교통사고 예방은 물론 염산권역 관광활성화와 지역경제에 획기적인 발전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밖에도 서해안고속도로 불갑IC 설치를 차질없이 추진할 계획입니다.

정국에 대한 이야기를 여쭤보겠습니다. 박근혜 게이트와 촛불 민심을 대하는 민주당 역할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탄핵 가결은 촛불 민심으로 드러난 국민적 요구이자 엄중한 명령이라는 사실을 무겁게 인식하고 이를 관철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만약 부결될 경우 전체 의원들의 의원직을 사퇴한다는 각오, 밤샘 탄핵버스터, 야 3당과 무소속 등 제1야당으로서 철저한 공조 등을 통해 탄핵안 가결을 관철시켰습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국정안정을 위해, 각종 법안처리와 예산안 심의 등 정기국회 일정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옴으로써 국민들에게 신뢰감을 드리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또, 국정조사특위를 통해 비선실세 국정농단에 대한 각종 의혹을 규명하는데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성과 측면에서 보면 미흡한 점이 많지만 국조특위 진행과정에서 저희 당 소속 의원들에게 신뢰감을 갖고 많은 국민들이 각종 제보를 해 주심으로써 국민과 국회가 함께하는 국조특위라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봅니다.

결론적으로 국민의 요구에 부응한 목표,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술 등을 통해 효과적인 탄핵정국을 이끌어 온 것으로 생각합니다.”

조기대선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민주당의 경우 문재인 전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등 대선 주자들이 많은데요. 정권교체를 긍정적으로 보시는지요?

“각 기관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민주당의 지지율이 36%∼44%까지 높은 상황이고 2위와는 2배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선후보 지지율도 연말연시에 13개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문재인 후보가 26.0%, 반기문 후보 20.6%, 이재명 후보 12.3% 등 입니다. 현재 정당지지율, 후보군의 지지율 등을 감안하면 역대 그 어느 때 보다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가 강하기 때문에 반드시 정권교체가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희 민주당도 국민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뛰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지난 4일 국회 개헌특위가 본격 가동되면서 논의에도 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개헌에 대한 의원님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우리나라는 대통령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되어 있는 제왕적 대통령제 국가입니다. 선거 결과에 따라 승자는 모든 권력을 독점하고 패자는 죄인 마냥 모든 것을 잃는 구조입니다. 이런 현실 때문에 입법부인 국회에서 여당은 정권의 거수기 노릇을 하기 위해 숫자의 우위를 바탕으로 밀어붙이기식 국회 운영을 하고, 야당은 여당에 맞서 생존투쟁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외국의 예를 살펴보면 OECD 34개국 중 6개국(미국·멕시코·한국·폴란드·프랑스·칠레) 정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의원내각제이거나 실질적으로 의원내각제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이들 6개국 중에서도　폴란드와 프랑스는 분권형 대통령제이고, 한국은 의원내각제 요소가 가미된 대통령제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국무총리가 '얼굴 마담'의 역할에 불과하고 실질적 권한이 대통령에게 집중돼 있습니다. 순수한 대통령제 국가는 미국과 멕시코, 칠레에 불과한데, 결국 성공한 대통령제 국가는 미국뿐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미국의 대통령제는 역사적으로나 연혁적으로 독립성이 보장된 각 주(州)가 모여 만들어진 연방국가의 산물로서 외교와 국방 등 대외적으로 연방을 대표할 권한을 가진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에 부득이 대통령제를 선택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개헌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총론적으로는 개헌에 공감을 하지만, 개헌 각론에서는 서로 의견이 다르기 때문에 국회차원에서 특위를 설치하고 의견을 집약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따라서 이번 대선 이전에 개헌에 합의를 이루어내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차기 대통령이 국민의 뜻을 모아서 개헌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반기문 전 총장이 대선의 변수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반 전총장이 유력주자인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반기문 전총장은 외교 관료 출신이라는 점 이외 검증된 사항이 없습니다. 적어도 국가를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그 분이 살아온 발자취, 삶의 철학, 국가를 이끌어 갈 비젼과 컨텐츠를 갖고 있는지 검증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본인이 국내에 들어와서 대선에 출마 하겠다면 이런 부분에 철저한 검증이 이루어질 것이고 그런 검증을 거친 후에야 대권 후보로서 유의미한 주자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난번 대선에서 대통령 한사람 잘못 뽑아서 국제적인 조롱거리로 전락하고 우리 국민들은 3류 국민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대통령을 뽑기 위해서는 철저한 검증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끝으로 2017년 영광군민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영광군민 여러분, 정유년 새해가 왔습니다. 선물 같은 한 해가 지역도, 세대도, 계층도 차별하지 않고 모두에게 공평히 주어져야합니다. 여러분 한분 한분, 올 한해 이루고자 하는 많은 꿈과 목표가 있을 것입니다. 소망하는 일들 모두 이뤄내길 기대합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바라는 그 꿈들의 결정이 제가 올 한해 품어야 할 꿈이고 도달할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꿈을 위해 어느 해 보다 다부진 각오로 힘찬 걸음을 내딛겠습니다.

촛불민심으로 보여준 엄중한 국민의 명령, 지난 총선에서 제게 보내 신 위대한 선택에 부응하고자 더 열심히 일하는 국회의원이 되겠습 니다. 올바른 정치와 지역발전, 그리고 모두가 바라는 정권교체를 향하여 한 걸음 더 나아가겠습니다.

어둠을 뚫고 솟아오른 정유년 새해 새아침, 희망과 번영의 기운이 만발하길 바라면서 영광군민 여러분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조철상 기자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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