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노조가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의 최종 책임자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목하고 특별수사본부에 고발했습니다. 재난안전법상 행안부 장관이 재난안전관리 업무를 총괄하도록 돼있음에도, 인파로 인한 재난 예방과 대응 업무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비판도 덧붙였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은 해외 순방 떠나면서 이상민 장관의 어깨를 툭툭 치는 모습을 연출했습니다.  이 장관을 지켜주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읽었습니다. 

사태 수습 과정에서 책임을 면키 위해 상황을 조작하려던 경찰 중간 간부는 자살을 택했습니다. 참을 수 없는 부끄러움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누군들 폼 나게 사표 던지고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겠나”라고 말해 논란을 불렀습니다. 사안의 중대성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 인식이 부른 ‘망언’입니다. “장관직에 연연하지 않고 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 하겠다“는 말 외엔 입이 열이라도 할 말이 없어야 할 사람입니다. ‘폼’을 찾는 것은 사태의 위중함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북한은 하루가 멀다 하고 전쟁 위협을 가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가 경제 침체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자칫 지난 70여 년 피땀으로 일군 경제도 침체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정부와 국민이 한 곳을 바라보며 이 위기를 벗어나야 할 시국입니다. 그런데 대통령은 야당과 국민들의 비난을 받는 장관의 어깨를 툭툭 치며 격려하다니…. 대통령과 국민이 서로 다른 쪽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대통령과 여당은 지금 대한민국이 처한 위기 상황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정도를 넘어 아예 위기 자체에 대한 인식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가보다 야당 죽이기와 차기 총선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야당을 극복하는 길은 오직 민생에 심혈을 기우리는 것입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야당 죽이기는 나라의 혼란만 부추길 뿐입니다.

정권 출범 초기입니다. 그런데 국정 지지율은 30%를 오르내릴 정도입니다. 시쳇말로 ‘역대급’의 낮은 지지율입니다. 정권 초기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지지율이 낮은 것은 국민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선거에 이겼다 해도 국정지지율이 낮으면 국가 운영이 힘들어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오만과 독선이 판을 치고, 국민보다 대통령만 바라보고 있는 정치는 실패로 끝날 것이 뻔합니다.

정부여당의 실패는 고스란히 민생 파탄으로 이어지게 마련입니다. 정부여당이 성공해야 할 이유입니다. 그 성공 공식은 간단합니다. 국민만 바라보고, 야당과 협치 하는 것입니다. 차기 총선을 여대야소로 바꿀 수 있는 길이기도 합니다. 국정지지율 30%는 정부여당에 울리는 비상벨이라는 각성을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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