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군 의회 김강헌 의원에 대한 주민소환 절차가 개시됐다. 소환 대상이 된 김 의원이나 소환을 추진하는 측 모두에게 고통스러운 일이다. 소환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방사능 폐기물 운반을 둘러싸고 한빛원전 측과 심한 갈등을 빚고 있는 수협대책위원회(이하 수대위)의 또다른 이름으로 알려졌다. 원전측이 수대위와의 협상 자체를 거부한 데 따른 책임을 김 의원에게 묻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소환 청구 취지및 이유는 네 가지다. 네 가지 모두 수대위와 원전측의 협상 과정의 갈등에서 발생됐다. 그 하나는 원전의 해수 사용 변경승인 및 점·사용 변경허가에 김 의원이 개입, 허가토록 했다는 것이다. 둘은 대부분이 지역구 어민들인 수대위 비하 발언을 함으로써 지역구민을 우습 여긴 것. 셋은 지역구민의 이익을 위한 광역 해양조사를 반대. 넷은 일부 어촌계(15개중 4개) 등과 원전측의 협상에 김 의원이 개입했다고 주장한다.

소환 청구 취지서는 김 의원이 선거구민의 이익에 반하는 것은 물론 주민간의 갈등을 조장했다는 주장으로 일관하고 있다. 선거구 주민의 이익과 화합에 힘써야 할 지역구 의원, 그것도 원전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으면서 지역민의 이익을 해치고 화합을 해쳤다는 것이다.

추진위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김 의원은 군 의원으로서 자질과 자격이 없다. 당연히 소환 당해야 옳다. 문제는 김 의원에 대한 수대위의 주장과 소환 추진을 못마땅해 하는 주민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아이 싸움이 어른 싸움 된다는 말이 있다. 싸우는 아이들은 상관 없이 어른들끼리의 싸움으로 확대 되는 것을 경계하는 속담이다. 지역민간의 민민 갈등으로 비화될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민민 갈등 우려는 김 의원과 수대위간 갈등은 김 의원이 의원 시절 이전부터 있어왔다고 주장하는 지역민들이 적지 않은데 기인한다. 실제 김 의원은 물론 수대위 측 주축 인물들의 출신 지역인 염산의 여론이 둘로 쪼개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주민소환 추진이 지역 민심을 갈라놓는다면 자질 없는 군의원에 의한 폐해보다 민민 갈등의 폐해가 훨씬 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주민소환은 매우 발전된 민주적 제도지만 대부분의 경우 소환이 무산되는 결과를 보이고 있다. 투표 자체가 무산되거나 투표율 30%에 미달, 개표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에서는 64건에 단 2건만이 소환에 성공했다. 소환에 실패할 경우 추진위측이 큰 상처를 입는다. 성공할 경우 김 의원이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게된다. 어떤 경우든 지역 주민간의 갈등은 남는다. 서로 한 발짝씩 물러나기 바란다. 김 의원의 실수일 수도, 추진위의 오해일 수도, 양측 모두 상처를 입고 지역 갈등만 남기는 잘못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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