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故事成語 이경일

우리말에 화는 입으로부터 나오고 병은 입으로부터 들어간다는 말이 있다. 말을 잘못하면 재앙(災殃)을 받게 되니 말조심하란 말이다. 그것이 진리인 만큼 특별나게 누가 한 말이라고 그 출전(出典)을 말한다는 것조차도 의미가 없는 일일 것이다. 입이란 것은 재앙을 불러들이기도 하고 입으로 나오니 예로부터 경계한다는 말이다. 모든 인간들이 조심해야 할 줄 알지만 아차 하는 순간 튀어나와 설화(舌禍)로 감당하기가 매우 곤란 할 때가 간혹 있다. 당나라 말기 풍도(馮道)의 설시(舌詩)에서 입과 혀를 두고 지은 시이다. 입은 재앙을 부르는 문이요 (口是禍之門구시화지문) 혀는 몸을 자르는 칼이다 (舌是斬身刀설화 참신도) 입을 닫고 혀를 깊이 감추면 (閉口深藏舌개구심장설) 가는 곳마다 몸을 편안히 할 수 있네 (安身處處牢안신처처뢰).

풍도는 당나라 말기에 영주 경성에서 태어난 사람이다. 학문을 좋아하고 특히 시에 능했으며 누구와 함께 정치에 대해 논하더라도 다툼이 별로 생기지 않았던 인물이다. 당나라 말기에 유수광(劉守光)을 섬기다가 유수광이 패하자 하동감군 장승업(張承業)을 섬겼다. 장승업이 그 문장을 아껴 후량때 이존욱(李存勖)에게 천거(薦擧)하여 태원장서기에 올랐다. 후당의 장종이 즉위하자 한림학사에 임명되고 중서사인과 호부시랑을 지냈다.

명종 때 단명학사를 거쳐 재상(宰相)에 발탁 되었다. 후당 후진 거란 후한 후주등 5개의 왕조 11명의 천자(天子)를 섬기면서 30여년 동안 고관(高官)을 지냈는데 재상만도 20년을 했을 정도다. 후당과 후주 사이에 구경(九經)의 문자를 교정(矯情)하여 출간 하였는데 이를 오대감본(五代監本) 이라 부른다. 이것이 중국 관청에서 정식으로 각인(刻印)한 서적의 시초가 되었다. 말을 조심하는 것은 처세의 근본이라 할 수 있다. 사실 말은 해놓고도 확실한 증거가 없으면 나중에 안했다고 발뺌하거나 버틸 수 있다. 그러나 요즘에는 그런 것이 통하지 않는 세상이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SNS, 사진 등 설화를 치른 경우가 많다. 인터넷에 있는 글은 사적인 내용이라 할지라도 공공연하게 캡쳐 되거나 평생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학자들은 풍도가 너무 밋밋하여 특별한 일을 추진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큰 허물도 없어 무사안일(無事安逸)로 자신의 지위만을 보전하는 사람의 대명사(代名詞)로 불렸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여하 간에 풍도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말을 조심하면 큰 화는 면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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