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수의 딜레마(prisoner's dilemma) 혹은 용의자의 딜레마로 일컫기도 하는 이 용어는 비제로섬 게임이론에 등장하는 말이다.

게임에 참여하는 두 사람은 범죄행위가 추정되나 아직 확인이 되지 않은 공범 용의자들로 설정된다. 이들에게 검사가 제안한다. 상대의 죄를 밝히고 자백하면 가벼운 형벌을 받지만, 상대가 자백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인하면 중벌을 받는다는 제안이다.

분리심문을 하기에 서로의 진술을 알 길 없는 두 용의자는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동료가 자백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만 있으면 함께 죄를 감추고 가벼운 처벌을 받을 수 있지만, 만일 그가 자백을 했다 하면 자신만 중죄에 처해지는 불이익을 받기 때문이다.

결국 실제로는 두 사람 모두 자백을 하고 말 가능성이 크다는 게 죄수의 딜레마 게임의 일반적인 결론이다. 협력을 통해 서로 이익이 되는 상황이 아닌, 더욱 불리한 상황을 선택할 여지가 많다는 얘기다.

장시호가 최순실의 또 다른 태블릿을 특검에 제출해 죄수의 딜레마가 작동됐다는 뉴스가 연일 매스컴에 오르내리고 있다. 게임이론이 이모와 조카 사이라는 인륜을 넘어서 여지없이 작용한 셈이다. 그러나 따져보면 게이트 정국 초기부터 사실상 죄수의 딜레마는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

박근혜는 최순실을 내겐 시녀같은 사람이라고 공범임을 부인했고, 또한 안종범은 대통령이 모두 시켜서 한 일이라고 진술했다. 엊그제 특검에 불려간 삼성의 이재용 또한 대통령의 겁박에 못이겨 자금을 지원했다고 증언했다. 죄수의 딜레마 게임이 복합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렇다 해서 자신들이 가벼운 형벌을 받는다고 꼭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이다. 죄수의 딜레마가 본디 비 제로섬 게임이론인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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