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선거의 폐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돈 많이 쓰고 당선된 자는 그 돈을 보충하기 위해 수단 방법 가리지 않을 것이 뻔하다. 선거를 통해 위임 받은 권력을 이용, 부정부패를 일삼을 것이다.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공동체 구성원에게 돌아간다. 결국 받은 돈보다 많은 돈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도둑맞는 결과다. 구성원의 손해는 조직의 손해로 연결된다. 조직원도 공동체도 모두 피해자가 된다.

선거에서 후보자는 을이고 유권자는 갑이다. 하지만 돈을 주고받는 순간 갑을은 바뀐다. 후보자가 갑이 되고 받은 자는 을이 된다. 은밀하게 받은 돈이 노예계약서가 되는 것이다. 그 폐해는 조직과 조직원에게 돌아간다. 조직의 발전을 저해하고 조직원에게 손해를 입힌다. 뽑힌 사람의 배만 불리는 결과다.

필리핀은 과거 우리를 원조한 나라다. 하지만 발전은커녕 위상이 갈수록 초라해지는 역사를 쓰고 있다. 많은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드러나는 원인은 부정부패다. 모든 권력을 돈으로 사고파는 것이 보편화 됐다. 유권자는 돈 많이 준 후보에게 투표한다. 당선되면 다음 선거에 쓸 돈을 마련해야 하니 국민들에게 가야 할 돈을 가로챈다. 이런 악순환이 필리핀의 추락을 불렀다. 가난과 타락, 부패의 악순환이다. 역사 후퇴의 근본 원인이다.

우리는 권력을 이용, 돈을 탐한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로 몸살을 앓고 있다. 나라와 국민이 입는 피해와 고통은 수치로 말하기 어려울 정도다. 부패한 권력의 폐해를 이보다 더 실감할 수가 있겠는가. 권력을 위임받을 자격 없는 후보자에게 권력을 쥐어준 결과다. 속인 권력자에게 모든 책임이 있지만 그를 선출한 국민도 후회막급이다. 이쯤에서 부패의 실상을 알게 돼 그나마 다행이다.

나라가 온통 새로운 대한민국을 바라는 목소리로 소란스럽다. 이런 국가적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농협의 이사와 감사 선거에 돈이 오간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매우 유감스럽다. 돈을 주고받는 것을 당연시하는 분위기라고 하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선거 풍토가 개선되지 않는 한 농협은 발전할 수 없다. 발전은커녕 장래가 불투명하다. 머잖아 그 수명을 다할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금치 못한다.

농협의 개혁을 요구하는 농민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돈 선거 소문이 나오지 않는 농협을 기대한다. 농협의 생존과 발전의 길임을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돈 선거 소문이 근거 없는 낭설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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