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은 늘 박수를 받습니다. 그 박수가 모두 진심에서 우러나는 박수는 아닐 것입니다. 그 자리에서 내려와 보통사람으로 돌아가서도 욕먹지 않는 사람은 드뭅니다. 허물이 드러나고 서운한 얘기를 듣는 사람들이 많지요. 떠나는 뒷모습이 아름다웠다는 평을 듣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저는 두 번 뒷모습이 아름답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한 번은 허경만 전 전남도지사입니다. 그는 두 번의 임기를 마치고 떠나면서 후임자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았습니다. 대개 임기 내에 인사든 사업이든 할 수 있는 모든 권한을 행사하고 떠나지요. 나쁘게 말하면 ‘해먹을 것 다 해먹고’ 갑니다. 당연히 허 전 지사의 뒷모습을 칭찬하는 목소리가 많았습니다. 재임기간 동안의 허물이나 욕은 듣지 못했습니다. 그 아름다운 뒷모습이 모든 허물은 덮었습니다.

두 번째는 엊그제 임기를 마치고 미국의 대통령 직에서 내려가는 오바마가 손을 흔들며 내려가는 모습이었습니다. 오바마의 뒷모습에 박수치고 환호하는 미국인들이 부러웠습니다. 그는 고별연설에서 가족에게 애정을 표현했습니다. 그런 대통령에게 국민들은 박수를 보냈습니다. 가족은 남이고 자기가 누구이며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 사람인 것조차 모르는 박근혜의 모습과 대조적이었습니다. Yes, we can!(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Yes, we did!(우리는 해냈습니다).를 외치는 대통령에 열광하는 국민들이 부러웠습니다.

오바마는 그의 연설 도중에 질문하는 우리 한국인 대학생을 제지하지 말라고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젊은이의 패기를 존중한 것이지요. 인종의 용광로인 미국의 힘을 보았습니다. 오바마가 미국을 부러운 나라로 만들었습니다. 대구 시민단체가 박근혜 생가 터에 ‘가짜대통령 박근혜 생가터’ 푯말을 세우기로 했답니다. 포승에 묶인 그림과 죄목을 낱낱이 적어서요. 같은 시기 미국과 한국 대통령의 차이를 보며 눈물이 났습니다.

최순실과 김기춘은 박근혜의 ‘좌청룡 우백호’였습니다. 조윤선 문체부 장관은 언제나 곁에 두고 싶은 시종이었고요. 못할 것 없고 안 되는 없는 사람들 이었습니다. 권력과 호사를 마음껏 누렸겠지요. 그들에게 대한민국은 놀이공원이었지요. 연애·결혼·출산·취업·주택·인간관계·희망을 포기하는 청년들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95%의 국민이 “이게 나라냐?”라는 말에 공감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었습니다.

국가와 국민의 미래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그들만의 세계가 영원히 계속되리라 믿은 사람들은 차례차례 지옥 맛을 보고 있습니다. 수갑을 차고 무대에서 사라져가는 그들의 뒷모습을 어떻게 보셨습니까? 앞모습은 성형으로 속일 수 있어도 뒷모습은 속일 수 없습니다.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 진정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영광이 뽑은 사람들 가운데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은 누구일까요. 아직 없는 것 같습니다. 뒷모습이 아름다운 영광 사람을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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