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이사와 감사 선거에 돈이 오간다는 본지 18일자 1면 보도에 대한 반응에 실망을 금치 못한다. 해당 조합과 농협군지부는 특별한 대책이 없다면서 팔짱만 끼고 있다. 조합측은 사실상 돈이 오간 증거는 없이 소문만 있을 뿐이라면서 신고가 있을 경우 자체 조사 후 조치한다는 원론적인 대답을 하고 있다. 이해는 한다. 하지만 신고한 사례가 없는 것으로 미뤄 신고는 기대할 수 없다. 이는 방치할 수밖에 없으니 손을 놓고 있겠다는 말과 같다.

일선 조합의 감독 기관이라 할 농협 군지부도 상부에 보고는커녕 자체 진상 조사도 하지 않고 있다. 선거에 돈이 오가는 것은 공익을 좀 먹는 중대한 범죄다. 그럼에도 경찰이나 검찰 등에서도 ‘모르쇠’다. 구체적인 사례를 제보할 경우에 수사에 나서겠다는 반응이다. 부정부패에 대한 단죄가 국가적으로 진행 중인 시기에 중대한 범죄 정황에 대해 팔짱만 끼고 있는 해당 기관들의 행태에 실망을 넘어 분노를 감출 수 없다.

8명의 비상임 이사 내정자 가운데 일부 내정자들이 모임을 갖고 본지 기사에 대한 대책을 숙의했다고 한다. 그들 모두가 무성한 ‘돈 선거’ 소문과 관련이 없다면 당연히 본사에 항의하고 정정보도를 요청해야 맞다. 하지만 조용히 넘어가기로 했다는 후문이다. 최종 결정될 때까지 말썽이 확대되는 것을 우려한 것으로 짐작된다. 물론 ‘돈 선거’ 보도에 대한 항의는 아직 1건도 없다.

4명중 1명이 사퇴, 3자 대결로 압축된 감사 선거는 극도로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물론 본지 보도로 몸을 사리면서도 조심스럽게 돈을 주고받는다는 소문은 그치지 않고 있다. 후보자의 이름과 액수까지 구체적인 소문이다. 지역민들은 이같은 소문은 대체로 사실일 것이라는 반응이다. 우려되는 것은 대의원 총회에서 선출하는 만큼 당일(25일)까지 남은 기간에 ‘돈 선거’를 시도할 경우 그 효과는 충분히 당락을 가를 것으로 보는 시각이다.

영광의 ‘돈 선거’는 지난 1995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부터 극심했다는 것은 지역민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군수 선거에 20억 원을 쓰고도 실패했다는 것이다. 20년이 지났다. 돈 없는 선거를 위해 선거공영제가 시행됐다. 아직도 매번 지방선거 뒤끝에는 누가 얼마 썼다는 뒷말이 무성했다. 영광이 망하지 않으려면 돈 선거가 근절돼야 한다. 검·경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다. 수사 착수 자체가 ‘돈 선거’를 위축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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