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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의 觀風] 중앙지방협력회의, 속도를 더 내야 국민이 변화를 느낀다김 성 시사평론가
영광군민신문 | 승인 2023.02.21 15:33 |

대통령이 주관하고 국무총리와 장관들, 17개 시·도자치단체장, 3개 자치단체협의회장(광역의회·기초자치단체·기초의회)이 참석하는 제2국무회의(정식 명칭은 ‘중앙지방협력회의’)가 지난 10일 지방도시인 전주에서 열렸다. 지난해 10월 울산에서 열린 이후 이번이 세 번째이다. 이날 협력회의에서는 중앙정부가 가지고 있던 6개 분야 57개 권한을 지방으로 이양키로 했다.

57개 권한 지방에 넘긴 이유, ‘자치조직권’대신 땜질 회유책

굵직굵직한 내용들이 많이 포함되어있다. 구체적인 내용들을 보면 다음과 같다. 시·도지사에게 위임된 개발제한구역 해제 권한이 30만㎡에서 100만㎡로 늘어난다. 토지허가 권한도 지역특구와 연구개발특구까지 확대되었다.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는 시·도 조례에 따라 우선 적용되고, 무인도서의 개발사업계획 승인 권한도 모두 시·도지사에게 넘겼다. 지역대학에 대한 재정지원·관리 권한도 교육부에서 시·도로 넘어가고,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대학 설립 승인 권한, 대중형 골프장 지정 등도 시·도로 이양된다.

배분방식을 놓고 논쟁이 있었던 지방소멸대응기금도 지난해부터 연간 1조원씩 10년간 10조원 규모로 늘려 운영·배분하는데 배분기준에 인구감소지수 등을 추가하고, 투자계획 평가도 사업의 발전 가능성이나 지역 특성을 반영하기로 했다.

시·도지사들이 가장 강력하게 요구해 왔던 자치조직권에 대해서 약간의 진전이 있었다. 즉 △지방자치단체 조직의 설치·운영 자율성 확대 △부단체장 승급 및 정수 자율화 △지방의회 권한 강화 등을 행정안전부와 시·도, 지방자치4대협의회가 함께하는 논의기구를 통해 협의해 하반기 중앙지방협력회의 안건으로 상정하기로 했다. 지난해 홍준표 대구 시장이 한시적으로 4개 부서를 새로 설치하자 행안부가 이를 거부하며 격렬하게 부딪힌 적이 있었다. 다른 시·도에서도 지방자치단체에 현실적으로 필요한 국이나 과 하나도 만들 수 없어 불만이 많았다. 또 협력회의를 행안부가 일방적으로 안건을 상정하는 등 주도해왔으나 앞으로는 중앙과 지방이 대등한 관계로 운영하기로 했다.

시·도지사회의에서는 당초 이번 협력회의에서 △자치조직권 확보와 △지방중소기업청과 같은 특별지방행정기관의 지방 이양을 결정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특별지방행정기관의 이양을 해당 중앙부서들이 완강히 거부하는 바람에 우선 임시로 57개 행정업무를 지방으로 이양했다고 볼 수 있다.

시혜·배분에 익숙해 있는 중앙정부, 권한을 ‘빼앗겼다’고 생각

중앙지방협력회의가 더욱 진행될수록 권한의 지방 이양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중앙정부는 지난 30년간의 군사독재시절에 중앙집권적 행정, 통제행정을 펴느라 지방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업무를 빼앗아 가 지방을 통제하거나 시혜를 베푸는 듯한 행정을 펴 왔다. 이제는 제자리로 돌려놓음으로써 행정의 효율성을 기해야 한다. 그러나 이미 비대해진 중앙정부가 권한의 몸집을 줄이는 것에 심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어서 지방으로의 업무 이양은 결코 쉽지 않다.

필자는 2008년부터 시도지사와 자치단체협의회 회장들이 참여하는 국무회의를 지방에서 가질 것을 제안해 왔다. 지방의 선출직 대표들이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이 참석하는 국무회의에서 지방의 현안을 제안하고, 대통령의 사회로 즉석에서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또 중앙정부의 장관들이 지방에 와서 정책의 이행여부를 피부로 느끼도록 하자는 의미도 있었다. 결국 문재인 정부에서 ‘중앙지방협력희의 구성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필자의 기대가 1차 실현되었다.

그런데 명실상부한 제2국무회의가 되려면 더욱 활발한 의사결정과 집행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선 다음의 내용도 보완되어야 한다고 본다.

제2국무회의, ‘건의’가 아니라 ‘의결하는 場’ 돼야

첫째, 중앙지방협력회의가 ‘건의하는 장(場)’이 아니라 ‘정책을 결정하는 장’이 되어야 한다. 이번 3회 협력회의에서도 중앙정부가 지방에 여러 업무를 이관하긴 했지만 방법을 개선해야 한다. 중앙정부가 시혜를 베풀고, 임금에게 상소하는 식의 회의가 아니라 중앙정부와 광역자치단체가 동등한 위치에서 중앙정부의 정책을 시정하거나 의결하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중앙정부가 베푸는 듯한 프로세스는 법률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시·도의회협의회 회장은 “‘중앙지방협력회의’의 명칭이 ‘지방중앙협력회의’로 바꿔져야 개혁에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그의 주장은 중앙정부가 우월적 지위를 계속 유지하려고 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행정안전부의 명칭도 ‘국민지원 행정안전부’로 명칭을 바꿔 군림하는 부서가 아니라 국민을 지원하는 기관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둘째, 소득 3만불 시대에 국민이 ‘평균적 삶’을 영위하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방 재정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의 예산은 지방(수도권을 포함한)의 주민과 기업이 낸 세금으로 운영된다. 지금까지는 중앙정부에 그 세금을 맡아서 재정을 배분해왔다. 그러나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특정지역에 세금이 집중투자됨으로써 심각한 지역불균형을 가져왔고, 더 나아가서 지방소멸에 이를 지경이 됐다. 이를 극복하는 일은 간단하다. 세금의 물줄기를 소멸우려지역으로 돌려 우수한 교육시설과 경제·복지·문화적 환경을 수도권 수준으로 개선하면 된다. 수도권에 인구가 집중되고 삶의 수준이 높아진 것은 많은 양질의 일자리와 교육·문화·복지 수준이 높기 때문이다. 이제 수도권은 ‘평균적 삶’을 유지하면서 소멸되어가는 지방에 투자가 집중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재정자립도와 재정자주도가 높은 수도권이 소멸되어 가는 지방자치단체를 재정적으로 돕는 지방재정조정제도도 시행해야 한다. 소멸 우려지역의 농수산물을 직구함으로써 도와줄 수도 있다.

국민의‘평균적 삶’설정하고 재정 투입해 불균형 해소를

셋째, 지방자치단체 간 교류와 협력이 확대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중앙정부가 이양한 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능력을 갖춰야 한다. 지방으로 이양된 업무에 대해 甲자치단체는 A업무를 준비해 왔을 수 있으나 B업무는 미처 준비하지 못했을 수 있다. 이럴 때 B업무 이양을 준비했던 乙자치단체가 甲자치단체를 돠와줘야 한다. 지방자치단체가 중앙정부로부터 이양받은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가 국민편익를 핑계로 회수해 갈 수도 있기 때문에 상호 교류와 협력도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넷째, 앞으로 지방자치단체로 이양될 업무를 시·도 간에 미리미리 협의해 두어야 한다. 중앙정부에도 사전에 알려 적절한 합의점을 찾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면 고등학교까지 의무교육이 추진되고있는 마당에 시·도 교육청이 필요한지, 교육부의 구조를 축소해야 하지 않는지 등에 대해 연구해 둘 필요가 있다.

尹,“더 혁명적인 생각 가지고 있다”… 초기에 박차 가하길

중앙지방협력회의는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하고, 소멸되어가는 지방을 회생시키자는 취지에서 법률로 조직되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방정부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제가 여러분보다 더 혁명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중앙정부는 권한이 줄어드는 것을 아득바득 막으려 할 것이므로 대통령이 앞장서서 이양을 유도해야 한다. 중앙지방협력회의가 있으나 마나 한 회의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대통령과 시·도지사들이 지나치다 싶을 만큼 박차를 가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도 변화를 실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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