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현재 대한민국의 정치를. 정치인마다 정치를 다르게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당은 야당을, 야당은 여당을 인정하지 않는다. 도무지 접점이 없다. 여야가 자기들만의 길을 고집하고 있다. 우리 역사상 이처럼 여야가 서로를 인정하지 않는 세월은 없었다. 여소야대의 상황에서 여당이 야당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당이 여당에 협조할 명분이 없는 정치 지형을 여당 스스로 만들고 있어서다. 

민주주의 국가의 정치는 여야가 밀고 당기는 협상 속에서 이루어진다. 여당이 주도권을 쥐고  야당이 물러설 명분을 만들어 주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현재 여당은 아무것도 내주지 않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독주하겠다는 여당에 야당이 협조하거나 물러설 명분은 없다. 여당의 독주는 독재국가에서나 가능하다. 현재 대한민국은 그래서 정치가 실종됐다고 단언한다. 정치가 없는 민주주의 국가는 지구상에 없다.

민주주의는 모든 법질서가 민주주의의 기반 위에 있다. 법은 민주주의인데 독재를 고집하면 정치가 바로 설 수 없다. 여당에서 야당과 협치하겠다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이승만 정권은 물론 박정희와 전두환 정권도 이렇게 야당을 철저히 무시하지는 않았다. 앞에서는 강하게 나가면서도 뒤로는 달래는 수법의 정치를 했다. 

여소야대 지형에서 야당을 무시하는 것은 정치를 포기한 것과 같다. 법은 분명 민주주의다. 그런데 현실은 분명 비민주적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의 선택을 받았다. 민주당 국회의원도 국민의 선택을 받았다. 여소야대의 지형은 여당이 독재할 수 없는 정치 상황이다. 그런데도 여당은 야당을 아예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대한민국의 정치가 바로 설 수 없다. 대통령이 하고자 하는 정치를 제대로 할 수도 없다. 대권을 잡았으니 일방적으로 끌고 갈 수 있다고, 일방적으로 끌고 가겠다고 하는 것 자체가 오만이요 모순이다.

윤 대통령을 제외한 국민의 힘 국회의원들은 국민에 의해 탄핵당한 세력이다. 대통령을 배출했다고 해서 탄핵을 부른 그들이 국민의 용서를 받은 것은 아니다. 틈만 나면 비민주적 발언을 쏟아내는 국민의 힘 소속 정치인들의 행태는 윤석열 정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통령의 비위 맞추기에 급급한 그들의 행태는 윤석열 정권을 파행으로 몰아가는 지름길이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이 여당의 정치 현실이다.

정권은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가를 먼저 알아야 한다. 당내 지지율이 높은 것을 국민적 지지율이 높은 것으로 착각하면 정권은 실패하기 마련이다. 정당은 하루살이가 아니다. 현재처럼 대통령 비위나 맞추는 정당의 정권 재창출은 불가능하다. 

정권 재창출의 첩경은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다. 그리고 그 소리에 따라 정치를 해야 한다. 대통령 비위 맞추기 경쟁이나 하는 짓거리는 정권 실패, 나아가 정당의 몰락을 초래한다.

윤 대통령의 실패나 국민의 힘 정권의 실패는 중요하지 않다. 그 실패가 국정 실패를 부르고 나라와 국민을 피폐하게 만드는 것이 문제다. 세계 10대 경제 대국에 오르기까지 대한민국은,  대한민국의 국민은 밤낮 가리지 열심히 일했다. 국민의 피땀으로 일군 성과다. 그 과정에서 정치는 결코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 정설이다. 

정치는 오히려 발전의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민의 피땀으로 일군 번영을 정치가 망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어느 분야나 초보는 실패할 확률이 높다. 초보 정치인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그만큼 위험도 크다. 거듭되는 외교적 실언은 대한민국의 국격을 떨어뜨리고 나아가 신뢰도를 떨어뜨릴 가능성도 크다. 대통령 비위 맞추기에 급급한 국민의 힘 소속 정치인들의 행태가 아슬아슬하다. 제 정치적 야심을 앞세우는 정당, 정권에 미래는 없다. 초보 정치인인 대통령의 실패를 막는 것은 여당인 국민의 힘의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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