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쉽게 인지하지는 못하지만 무의식적인 자극으로 음향이나 도형, 음악 등으로 잠재의식에 영향을 주는 효과다. 2007년 미국의 케이블 방송에서 요리사 경연대회 프로그램을 내보내던 중 프로그램 중간에 갑자기 맥도널드 광고가 화면을 꽉 채우는 일이 발생했다. 아무 생각 없이 프로그램을 시청하던 별 관심을 갖지 않은 사람도 있었지만 방영 후 항의 전화는 빗발치는 양상이 벌어졌다. 항의전화 내용은 방송사가 맥도널드를 잠재의식 광고로 시도했다는 것이었다. 방송사는 기술상의 단순실수라고 해명성 사과를 했으나 거대기업과 방송사에 대한 불신은 예상보다 커지면서 잠재의식 광고에 대한 논란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잠재의식(潛在意識) 메시지가 무엇이기에 논란이 가라앉지 않았을까. 인간이 의식하지 못할 만큼 짧거나 미약한 감각신호를 반복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인간의 감정과 행동을 자극할 수 있다는 심리이론이다. 

미국의 소비자 구매동기 조사 전문가 제임스 비카리(James McDdnald Vicary)는 1957년 이런 마케팅 실험을 해보았다. 그림 글자 등을 짧은 시간동안 화면에 보여 주는 순간 노출기라는 타이스토스코프(tachistoscope)장치를 사용해 영화 상영 중에 끼워 넣었다. 그 메시지는 “코카콜라 드세요!” “배고프세요? 그럼 팝콘 드세요.”라는 내용이었다. 이 메시지 노출 시간은 3000분의 1초로 관객 그 누구도 인식하지 못했다. 그런데 영화 종료 후 놀라운 사실은 팝콘의 판매량이 무려 57.8퍼센트 콜라의 판매량이 18.1퍼센트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비카리는 순간적으로 지나가는 광고가 관객들의 잠재의식에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실험 후로부터 ‘서브리미널 광고’라는 개념이 도입됐고 서브리미널은 잠재의식을 뜻하는 단어가 됐다.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인간이 외부 자극을 받아들이는 것은 감각(感覺)과 지각(知覺)이라는 두 가지 분리단계를 거쳐 이루어진다고 한다. 눈이나 귀 같은 감각기관이 시청각 자극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아울러 감각이라 하는데 감각된 신호는 즉시 변연계에 전해져 감정적 반응을 일으킨다. 따라서 대뇌의 연합중추가 감각자극의 의미를 파악하는 지각 과정은 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감각하기에는 충분해도 지각하기에는 부족한 아주 짧은 자극을 주면 상대가 눈치를 채지 못한 채로 감정반응을 보이며 행동 변화까지도 일으킨다. 

위의 비카리 실험에서 나중에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1950년대 기술로는 3,000분의 1초라는 짧은 시간 안에 메시지를 전달할 수 없었다. 아울러 영화 내용과 상영했던 계절에 따라 콜라와 팝콘의 구매량이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점을 가볍게 보고 삽입된 메시지 효과만 고려해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잠재의식의 효과는 아주 미미하며 조금만 시간이 경과되면 잊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비카리의 실험은 대중매체가 소비자의 잠재의식을 조종할 수 있다는 위험성을 부각 시키는 데는 의의가 있었다. 그 후로는 여러 국가에서 벤치마킹해 잠재의식을 자극하는 광고를 규제하는 법안을 만들어 발표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서브리미널 효과를 이용한 광고나 마케팅 사례는 많다. 드라마에서 인기 있는 주인공의 옷과 명품 시계 등을 노출함으로써 시청자로 하여금 욕구를 자극하는 간접 광고의 일종인 PPL(Product Placement)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한편 수많은 광고 이미지에 숨겨진 성적(性的) 코드가 들어 있다는 주장이나, 어린이들이 즐겨 보는 디즈니 애니메이션도 노골적인 성 묘사가 들어있다는 주장들을 일부 소비자 단체에서 주장하고 있다. 이들이 주장하는 바는 이러한 성적 메시지가 소비자들을 흥분시켜 자신들의 제품을 선택하도록 유인하며 어린아이들의 도덕관을 고의적으로 타락시키려는 악의적인 수법이라고 항변한다. 

이런 악의적인 주장들에 대해 광고 전문가들은 어떻게 바라보는가? 심리학자 윌슨 브라이언 케이는 《잠재의식적 유혹》이라는 책에서 이미 누구나 알고 있는 것들을 마치 극비인 것처럼 과대 포장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고 별 의미를 두지 않는다. 광고에 성적인 이미지를 덧붙이면 매출에 긍정적인 효과는 있고 이는 알게 모르게 광고업자들과 소비자들 사이에 암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관행과도 같이 취급하는 사람들이 많다. 

광고주들 입장에서 보면 매출을 올려서 좋고 소비자들도 공개적으로 성적 이미지를 즐길 수 있어서 싫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다만 그 도는 즉 위험 수위를 넘어 성적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일은 삼가야겠지만 잠재의식 메시지와는 크게 관련이 없다고 주장한다. 

과학적으로 확실하게 증명된 것 외는 답이 여러 가지일수 있다. 나와 다른 이론을 틀렸다가 아니고 다르다고 인정할 때 서로 소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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