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일_회사원

사소한 것에 정신을 팔다가 오히려 큰 것을 놓쳐 큰 손해를 불러들이는 경우를 말한다. 작은 것을 욕심내다 정작 큰 것을 놓치는 경우를 우리는 수없이 목격한다. 소뿔을 바로 잡으려다 죽게 만들었다는 교각살우(矯角殺牛)를 비롯해 참새 한 마리를 잡기 위해 구슬탄알을 쓴다는 명주탄작(明珠彈雀) 등은 어리석은 사람들에게 비유적으로 하는 말이다. 우리 속담에도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는 말도 있다. 이런 말들이 소탐대실(小貪大失)을 비유 하는 말이다. 

일반적으로 우리에게 소탐대실(小貪大失)로 굳어진 표현인데 순서는 달라도 뜻은 같다. 현대 중국에서도 작게 탐내면 작게 잃고, 크게 탐하면 크게 잃는다는 소탐소실(小貪小失) 대탐대실(大貪大失)을 많이 쓴다고 알려졌다. 

중국 역사에 소탐대실은 여러 군데서 보이는데 특히 진시황(秦始皇)의 생부로 알려진 여불위(呂不韋)가 3000명의 현자들에게 만들게 해서 흡족해하며 “이 책에서 한자라도 보태거나 틀린 것을 찾아내는 자에게는 천금을 주겠다.”고 말한 《여씨춘추(呂氏春秋)》 〈신대람(愼大覽)〉 편에 나와 있다. 

전국시대(戰國時代) 연(燕)나라의 명장 창국군 악의(樂毅)는 희대의 명장이었다. 진(秦)초(楚)한(韓)위(魏)조(趙) 다섯 나라의 사령관이 되어 제(齊)나라를 공격한다. 당시 제나라 민왕(愍王)은 강대국이라고 자부하면서 촉자(觸子)를 사령관으로 임명해 맞서 싸우게 했다. 촉자가 처음에는 심혈을 기울여 막아 내고자 최선을 했다. 민왕은 사람을 시켜 촉자에게 겁을 주면서 “만약 이 전쟁에서 패한다면 너희 족속들을 몰살하고 조상 무덤마저도 파헤쳐버리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촉자는 이 말을 듣고 괴로워하면서도 속으로는 패하기를 바랐다. 연합군과 맞서자 전투는 대패할 수밖에 없었다. 금(金)을 두드려 퇴각시키자 연합군은 사기충천해 물밀 듯이 추격했다. 촉자는 수레 한 채로 홀연히 달아나 버리자 그 후로는 그가 있는 곳은 아무도 몰랐으며 그의 관한 소식조차도 아는 사람은 없었다. 

민왕은 차선책으로 달자(達子)를 시켜 군대를 통솔하게 하고 대항해 싸우게 했다. 출정하기는 했지만 상급(賞給)이 없자 민왕에게 금을 달라고 요청을 했다. 제나라 민왕은 성을 내며 말하기를 “너희 같은 패잔병들에게 어찌 금을 줄 수 있겠느냐.” 하면서 거절했다. 제나라 군대는 크게 패하고 달자가 죽으니 제나라 임금 민왕은 할 수 없이 거나라로 달아났다. 연나라 연합군은 도성에 입성해 미당(美唐)에서 서로 다투며 금을 빼앗았다. 이것이 바로 작은 이익을 지키려다 큰 것 즉, 나라까지 내어주는 결과를 초래했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속에서도 이런 일들을 허다하다. 평소에 안전에 소홀하다가 대형사고가 일어날 수 있으며 작은 뇌물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받아먹다가 큰 사건이 벌어져 연루되어 쇠고랑 차는 경우도 큰 것이 아닌 작은 것을 탐하다 일어난 사건들이다. 국가 정책도 잘못된 것을 알았다면 빨리 개선해야 하는데 고집부리다가 나중에는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보게 된다.   

진정 얻고자 한다면 작은 것은 내 주어야 한다. 내 것은 조금도 손해 보지 않으려고 한다면 큰 것을 얻기 어렵다. 내주지 않고 욕심만 부리면 나중에는 반드시 탈이 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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