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한빛원전을 포함한 16개 원전에서 1988년부터 총 27차례에 걸쳐 잘못된 안전검사를 실시했다는 사실이 적발됐다. 원전마다 운전 시작 시기가 다르긴 하지만 처음 잘못이 시작된 시점이 1982년임을 고려하면 최대 30여 년간 엉뚱한 곳을 검사한 셈이다.

이번 한빛원에서 엉뚱한 곳을 검사한 부위는 핵연료가 들어 있는 ‘원자로’를 감싸고 있는 무쇠 용기(원자로 용기) 부분이다. 이 부위는 용접 과정을 통해 서로 연결되는데, 규정에 따라 10년마다 용접 부위가 안전한지 검사해야 한다.

하지만 한수원은 고리 4호기와 한빛 2호기 원전의 용접부(총 34개)를 검사하면서 엉뚱한 곳 4군데를 검사했다. 이는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되어 원전 설계 도면을 신중하게 확인하지 않은 한수원 관계자들의 실수에서 비롯된 일이다.

방사선을 투과시켜 용접 부위에 금이 갔는지 확인하는데, 용접 부위 외에 다른 부위에 방사선을 투과했으니 검사 결과도 당연히 정상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부실 검사한 부위는 또 있다. 핵분열이 급격하게 진행될 경우 온도를 낮추는 감속재 역할을 하는 ‘제어봉’이 원자로 위에 매달려 있다. 이 제어봉을 에워싸고 있는 원통 형태의 외부 구조물을 ‘제어봉 하우징’이라고 하는데, 여기도 검사 부위가 틀렸다.

특수 용접을 하기 때문에 용접 부위가 매끈해 육안으로는 용접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데도 한수원은 제어봉 하우징 도면을 확인하지 않았다. 대신 예전에 검사했던 부위와 똑같은 부위를 10년마다 검사했다. 문제는 최초 검사 부위가 애초부터 잘못됐었다는 점이다.

원안위는 이번일이 불거지자 “2014년 처음 문제가 발견된 이후 모든 원전을 대상으로 재검사를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문제가 된 용접 부위는 모두 안전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원안위는 안전검사를 잘못 실시한 고리 1∼3호기, 한빛 1·5·6호기, 한울 1∼6호기에 4500만원씩, 고리 4, 한빛 2∼4호기에 각각 5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해 총 7억4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유창수 기자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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