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교통법 제54조는 교통사고 발생시 운전자 등의 사고 조치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의 취지는 도로에서 일어나는 교통상의 위험과 장해를 방지, 제거하여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서 운전자가 취하여야 할 조치는 사고의 내용과 피해의 정도 등 구체적 상황에 따라 적절히 강구되어야 하고, 그 정도는 건전한 양식에 비추어 통상 요구되는 정도의 조치를 말한다.

교통사고를 일으키고도 즉시 정차하여 피해유무를 확인하지 않고 그대로 진행할 경우 피해자가 도주하는 운전자를 뒤쫓아 감으로써 또 다른 교통상의 위험과 장애가 야기될 수 있었을 것이므로 경미한 물적 피해만을 입었고 파편물이 도로상에 비산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도로교통법상 의무를 다하였다고 볼 수 없다.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인정된 사례는 다음과 같다.

편도 4차선 도로에서 피해 차량의 뒷범버에 약간의 흠집이 난 데 지나지 않았고, 가해 운전자가 차에서 내려 피해 상태를 확인한 다음 피해자에게 피해 변조로 현금 10,000원을 지급하려고 하였다, 피해자가 파출소에 신고하자고 하였는데도 가해운전자는 자신의 인적사항이나 연락처를 전혀 알려주지 아니한 채 피해자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다시 승차하여 도주하였다.(대판 1993. 11. 26.93도2346)

화물차를 운전하여 우회전을 하면서 반대방향에서 오던 피해차량과 충돌하였다. 피해차량에는 운전자 이외에 2명의 여자가 더 탑승하고 있었고 이를 알고 있음에도 사고 직후 정차하지도 않은 채 그대로 도주하였다. 피해자가 경찰에 연락하여 약 5㎞ 추격 후 검거하였다.(대판2006. 9. 28. 2005도6547)

승용차 조수석에 피해자를 태우고 고속도로를 주행하다가 피해자가 내려달라고 요구하여 감속하여 운행하던 중 피해자가 문을 열고 도로로 뛰어내려 도로 상에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던 피해자를 그대로 두고 진행하였다. 그 직후 후행 차량에 역과되어 사망한 경우 운전자의 행위는 사고 후 미조치로 인한 도로교통법 위반죄 및 유기치사죄를 구성한다.(서울고법 2014. 4. 22. 2013노2492)

도로교통법 제148조에 따르면 교통사고 발생 시의 조치를 하지 아니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도로교통법 제156조에 따르면 주ㆍ정차된 차만 손괴한 것이 분명한 경우에 제54조제1항제2호에 따라 피해자에게 인적 사항을 제공하지 아니한 사람은 2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科料)에 처한다.

또한 차량이 손괴될 뿐만 아니라 사람이 다치거나 사망에 이른 경우에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도주차량 운전자의 가중처벌)에 의해 가중처벌된다.

1.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고 도주하거나, 도주 후에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2. 피해자를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양승정 변호사(학생인권 변호사)

3. 사고운전자가 피해자를 사고 장소로부터 옮겨 유기하고 도주하여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양승정 변호사(학생인권 변호사)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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