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자기계발서작가

요즘 들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즉, 친환경 경영을 비롯해 윤리 경영, 사회 공헌도 등 노동자와 소비자, 지역사회같이 기업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들의 이익을 함께 추구하는 의사 결정과 활동을 말한다. 긍정적인 일이지만 학자들이 연구한 바에 따르면 모순이 많이 드러난다. 미국에서《포천》이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를 보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났다. 놀라운 사실은 사회적 책임에 적극적으로 책임 있게 많이 투자하고 앞장섰던 기업들이 무책임한 행동을 많이 했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학자들이 조사를 하면서 이른바 “도덕적 면허 효과”라는 이름으로 설명한다. 

사람이 선한 행동이나 도덕적으로 행동 한다고 생각하면 도덕성에 대한 자기 이미지 혹은 자기 우월성에 빠지기 쉽다. 그래서 도덕적 우월감을 가진 사람들이 오히려 더 부도덕해지기 쉽다는 이야기를 사회 과학 용어로 만들어 냈다. 선한 행동을 한다는 자기의 긍정적 이미지가 자기의 정당화 방편으로 사용하기 때문이 이런 착각을 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도덕적 면허 효과에 빠진 사람들을 보면 자신은 이미 좋은 일을 많이 했으므로 어느 정도 나쁜 일을 해도 괜찮다는 안이한 심리를 갖게 된다. 한발 더 나아가 나쁜 행동조차도 죄의식으로 여기지 못하는 수준에 이른다. 특히 정치판에서 이런 일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전북대 강준만 교수는 이를 ‘도덕적 우월감의 저주’라고 말한다.  

특히 인간이 가지는 행동준칙에서 도덕과 윤리부분에서 도덕적 면허를 가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부도덕함을 인지하지 못한다. 잘못을 저지르고도 자신은 도덕적으로 완벽한 사람이라고 착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높은 위치에 있는 권력자일수록 인식을 하지 못한다. 부정부패가 밝혀져 감옥에 가면서도 나는 잘못이 없다고 항변한다. 법의 심판에 위법이 밝혀져도 도덕적 면허 효과에 빠져 자신은 도덕적이라는 신념을 굽히지 않는다. 잘못을 저질러 전과가 여러 번 있는데도 내 잘못이 아니고 법이 잘못되었다고 큰소리친다. 이런 사람에게 어쩌다 더 큰 권력이 생기면 그 뒤에 줄을 서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사람들도 역시 도덕적 면허를 취득한 사람이나 마찬가지다. 

인간이 짐승과 다른 점은 자신을 뒤돌아볼 수 있는 능력이다. 짐승은 오직 살기 위해서만 경쟁을 하는데, 인간은 사고와 생각, 의식, 언어가 있어 짐승과 구별되며 지구를 지배하는 권력자다. 어떤 환경에서 자라느냐에 따라 신념, 자각이 형성되며 한번 이념이 형성되면 그것이 자기의 정체성이 되어 나는 정체성이 분명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물론 본인의 정체성이나 신념은 뚜렷해야한다. 그러나 다른 의견에 대해서 틀렸다고 하면 안 된다. 사람마나 지향점이 다르므로 그 사람의 주장을 나하고 다르다고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도덕적 면허는 사이버 공간에서도 심하게 나타난다. 도덕적 면허를 얻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사이버 공간에서도 도덕적 이탈을 할 가능성이 높다.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허태균 교수는 “부적절한 언행을 하거나 자신과 의견이 다른 국회의원에게 일부 극렬분자들이 후원금 18원을 보낸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 보도를 처음 접했을 때 설마 18원이 욕일까라고 의심했다. 주변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모든 사람들이 욕이 맞다 고 대답한다. 그렇다면 1원만 보내고 연말에 기부금 영수증을 요구하면 상대도 욕인지를 인식하고 있을 텐데 왜 그런 쌍욕을 하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물론 그도 답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는 학자답게 도덕적 면허 개념으로 설명한다. “이런 기제는 자신이 옳은 것을 위해 무슨 일을 하고 있다고 믿을 때 역설적으로 옳지 못한 일을 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고 말한다. 

정의감(正義感)도 별반 다르지 않다. 자신이 스스로 정의감을 내세우는 사람들은 실제로 정의로운 일을 하는 것보다 자신이 정의로워 보이는 것, 정의로운 일을 했다고 생각하는 것을 오히려 중요하게 여긴다. 자신의 생각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욕설을 서슴지 않으며 심지어 저주를 퍼붓는 경우도 바로 여기에서 기인한다. 특히 지지대상을 숭배하는 팬덤형 정의파들은 정의의 기준을 자신의 숭배 대상에 맞추느라 자주 자의적인 기준으로 정의의 경계를 설정한다. 

정의롭게 보이던 사람들도 권력을 잡게 되면 타락하는 경우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정의를 이기적이고 불의한 방법으로 팔아먹는 정의 장사는 정의를 죽이는 일이다. 정의를 위해 분노하되 정의를 조심스럽게 그리고 소중하게 다룬다면 바로 도덕적 면허가 있었더라도 반납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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