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의 따뜻한 사랑은 우리의 마음 속에 영원할 거예요”

-이경숙 교장선생님으로부터 졸업장을 받는 은지양.

유치원 정은·세민·지혜·영진도 함께 졸업

-“저도 졸업생입니다.” 병설 유치원을 졸업하는 4명의 아이들도 졸업장을 받을 때는 제법 의젓하다. 졸업식장에 웃음꽃을 피운 주인공들이다.

재학생·학부형·교직원 한마음으로 축하

-“잊지 않겠다”는 후배들의 송사에 “학교에 대한 긍지를 가지라”고 답하는 은지양.

“82년 운동장에서 60명이 졸업했는데…”

10일 오전 10시. 백수읍 대전리 백수서초교 도서관. 졸업식장이다. 졸업생은 단 한 명. 정은지양이다. 전교생 19명. 10여 명의 교직원. 10여 명의 학부형. 최창신 동창회장(48). 수애원 김상희 원장. 정병복 경감 등 3명의 백수파출소 소속 경찰관이 축하차 참석했다.

‘나홀로 졸업식’이다. 그래도 웃음꽃이 핀 아름다운 졸업식이었다. 이경숙 교장 선생님과 학생들의 “사랑합니다”하는 인사로 졸업식은 시작됐다. 교장 선생님은 “꿈을 포기하면 남도 도와주지 않는다. 꿈을 지키기 위해 포기하지 말고 정진하라”고 은지를 격려했다.

“하나의 양초가 어둠을 밝히듯 마주잡은 손결이 추위를 녹이듯 언니의 따뜻한 사랑은 우리의 마음속에 영원할 것입니다.” 은지 언니를 떠나보내는 김민경 양의 송사에 좌중이 숙연해졌다.

“선생님! 가슴에 심어주신 내일의 씨앗을 고이 간직하고 늘 푸른 나무로 자라렵니다. 손잡고 뛰놀던 아우들아! 우리 학교 학생이 된 긍지와 자랑을 갖고, 사람들의 쉼터가 되는 아름드리 나무가 되자.” 졸업하는 은지의 답사가 가슴을 울린다.

은지는 이날의 ‘스타’였다. 졸업증서 수여와 케익 커팅까지 열한 번이나 앞에 나섰다. 6년 개근상과 동문회·백수읍장·새마을금고 이사장·수애원·백수청년회(회장 박병춘)·SB농장(대표 서순길)·백수농협(조합장 강대상)·봉산장학회(회장 표관학)·한국수력원자력의 장학금을 독차지했다. 장학증서를 하나씩 받을 때마다 은지를 호명했다. “또 받는구나!” 하는 유치원 졸업생의 말에 장내는 웃음바다가 됐다. 파출소장 정 경감이 선물과 꽃다발을 건네면서 “여경 되세요”하는 말이 또 한 번 웃음을 유발했다.

자칫 쓸쓸할 수도 있었던 은지의 ‘나홀로 졸업식’은 만 6세로 병설유치원을 졸업하는 네 아이들 과 함께 치러져 ‘웃음이 묻어나는 졸업식’이 될 수 있었다. 김정은(여)·은세민·주지혜(여)·지영진 어린이다. 네 어린이의 천진난만한 모습이 졸업식장을 시종 밝게 했다. 막대사탕을 입에 물고 교장 선생님이 준비한 선물 가방을 어깨에 메고 엄마를 향해 달려가는 모습은 사랑스럽기 그지없었다. 지역의 보물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35회 졸업생인 최창신 동창회장은 82년 운동장에서 60명이 졸업식을 치렀다고 회고하며 초등학교부터 광주 등 외지로 보내는 세태의 변화를 안타까워했다.

백수초교는 1학년 1명 등 19명이었지만 올해 6명이 입학하게 돼 24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다행이다. 영광군내 15개 초등학교(분교장 포함)에서 학생이 가장 많은 학교는 영광초교다. 6학년 졸업생이 145명, 올 입학 예정자가 134명이다. 염산초교 낙월분교장은 졸업생도 입학생도 없는 현실이다. <유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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