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대전 후 연합군은 한반도를 반으로 갈랐다. 위도 38도에 선을 그었다. 북은 소련, 남은 미국이 사실상 점령했다. 따라서 지구상에서 가장 전쟁 발발 가능성이 큰 곳은 단연 한반도였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1950년 6월 25일 북측은 휴전선을 넘어 공격을 감행했다. 사실상 미국이 통치하던 남한은 속수무책으로 낙동강까지 밀렸다. 휴전 당사국인 미국이 1947년 한반도에서 철수한 상태였다. 

맥아더 장군의 인천 상륙작전으로 수도 서울을 수복했다. 북측은 중공군이, 남측은 16개 국으로 편성된 UN군이 참전했다. 남북 간의 전쟁이 강대국 간의 전쟁으로 확대됐다. 그리고 1953년 이후 한반도는 남북으로 갈라졌다. 그리고 35년 후,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으로 닫혔던 남북의 창이 다시 열리는 듯했다. 현대 정주영 회장이 소떼를 몰고 휴전선을 넘었다. 북한에 비료와 쌀을 지원했다. 금강산 관광길이 활짝 열렸다. 

‘햇볕정책’은 으로 훈풍이 불던 남북관계는 이명박 정권 들어 얼어붙었다. 금강산 관광에 나섰던 김왕자 씨가 북한 군의 총에 목숨을 잃은 사건을 계기로 이명박 정권은 열렸던 남북의 창을 닫아버린 것이다. 금강산 관광을 비롯한 모든 남북교류는 하루아침에 얼어붙었다. 갈라졌던 가족이 만날 수 있고 그리운 고향을 다시 찾을 수 있는 길은 다시 막혀 버렸다. 민족과 국가 발전의 역사를 뒤로 돌려버린 것이다. 

김대중 정권의 대북정책은 화해와 포용으로 남북의 교류와 협력을 증대시켜 북한을 개혁ㆍ개방으로 유도, 효과를 실감할 수 있었다. 이를 하루아침에 바꿔버린 이명박 정권은 민족 분단이라는 비극의 역사를 장기화, 혹은 고착화한 반민족적이며 반국가적 범죄를 자행한 우를 범했다. 이명박 정권은 물론 박정희에서 전두환, 노태우, 박근혜로 이어진 소위 보수정권은 남북대결 구도를 정권 쟁취의 도구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그 판단과 단죄는 역사의 몫이지만.

윤석열 정권은 한술 더 뜨고 있다. 북측과의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모습이다. 전쟁의 결과는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북한은 대량 살상과 복구가 불가능한 핵무기를 다량 보유하고 있다. 물론 핵무기를 제외하면 우리가 부족할 것이 없다는 사실은 잘 안다. 하지만 어떤 무기도 핵무기를 압도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졌다. 유사시에는 미국의 지원을 받으면 된다고? 미국이 큰 부담을 안으면서 지원할 것인지도 믿을 수 없다. 

더욱, 모든 비용은 우리의 몫이다. 위험도 우리가 안아야 한다. 미안하지만 미국도 자국의 이해관계를 철저히 계산할 것이다. 전쟁을 잘 모른다. 무기도 물론 잘 모른다. 하지만 핵무기는 치명적 타격을 안긴다는 사실쯤은 안다. 한국을 내주고 일본을 지키는 선에서 타협할 가능성도 없잖다. 더욱, 재래식 무기를 벗어나는 순간 대한민국은 쑥대밭이 될 것이 뻔하다. 미국이 우릴 지켜준다고 가정하자. 모든 비용은 우리가 부담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전쟁은 70년 세월 간난고초를 겪으며 이룬 번영을 순간에 앗아갈 것이다. 많은 국민이 다치고 목숨을 잃을 것은 물론이다. 북측도 물론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이다. 이같은 동족상잔을 부르는 전쟁의 결과는 남북 모두에게 죽음과 질병, 가난의 고통을 안기게 될 것이 뻔하다. 자칫 핵무기가 사용될 경우의 결과는 생각조차 하기 싫다. 대북 유화정책을 ‘퍼주기’라고 비난하는 소위 우파 정권에 묻는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전쟁으로부터 지킬 수 있을 것 같은가. 세계 10위의 경제 대국으로 도약한 대한민국을 지킬 수 있을 것인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으로 고통받고 있다. 대한민국은 70여 년 전 같은 고통을 경험했다. 북한은 핵 실험과 미사일을 발사하며 전쟁 위협을 하고 있다. 우리는 이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전시작전권조차 없는 대한민국은 자체적으로 대응할 방법조차 없다. 우크라이나처럼 미국에 기댈 수밖에 없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그 결과는 비참할 것이 뻔하다. 70여 년간 이룬 경제적 풍요는 물론 많은 국민이 생명과 재산을 잃는 동족상잔의 비극은 막아야 한다. 어떤 대가를 치르고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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