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마라.” 우리 모두가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온 이야기다. 미루지 않고 일이 생길 때 마다 처리하면 이런 말이 없을 텐데 어려서 듣던 이야기를 지금도 듣고 있을까? 미국의 자기계발서 작가 제프리 콤(Jeffery Combs)의 말을 빌리자면 “미루는 습관은 인류가 지구상에 등장한 이래로 계속 있었다. 원시사회에서 수확을 미루는 것은 굶어 죽음을 이야기하기 때문에 일을 미룬다는 것은 상상을 할 수 없었다. 기원전 8세기경 그리스의 시인 헤시오도스(Hesiodos)는 미루는 습관을 죄악이나 나태와 동일시했다. 하지만 산업화시대로 접어들면서 기계덕분에 일손을 덜게 되자 사람들은 본격적으로 일을 미루기 시작했다. 테크놀로지 시대인 오늘날 미루는 습관은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고 하면서 인간이 편해지면서 미루는 습관이 형성된다고 했다. 

미루는 습관을 버리고자 하는 사람들은 이런 말을 많이 한다. “나는 미르는 습관을 버리기로 했다. 하지만 그 계획을 계속 미루느라 그 결심을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농담처럼 보이지만 누구나 한번쯤 격어본 말일 것이다. 그래서 미루는 버릇은 자기계발과 관련된 심리학 주요이슈이며 자기계발 강사들에게는 빼놓지 않고 양념으로 쓰는 재료다. 미국의 권위 있는 잡지사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마인드》에서는 미루는 버릇을 커버스토리로 다루면서 심리학적 요인을 3가지로 나누어 분석해 발표했다. 

첫째로 회피심리를 꼽았다. 어떤 일을 처리해야 하는데 마음이 편안하지 못해 회피하고 싶어 질질 끌며 시간을 지연시킨다. 둘째로는 과단성이 부족한 우유부단한 성격 때문이다. 가령 사랑하는 사람 생일 때 어떤 선물을 해야 할지를 궁리만 하다가 때를 놓치는 경우가 생긴다. 셋째는 도발적인 심리다. 일부러 최종 기한에 임박해 시간에 쫓기면서 일을 처리하는 사람들은 몰입하는 경험을 즐길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결국은 일을 제때 처리하지 못해 낭패를 보는 경우가 다반사다. 

미루기를 반복하는 사람들은 본인은 모르지만 특징을 살펴보면 “난 마감이 임박해야만 일이 잘돼” “그때 일을 미루지 않고 조금만 서둘렀으면 좋은 결과가 나왔을 텐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루기를 깊이 생각하기는커녕 해결점조차 찾으려하지 않는다. 미루기는 마치 늪과 같은 것이다.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가 힘든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삶속에서 어떻게 해야 좋지 못한 미루는 습관에서 탈출 할 수 있을까. 미국의 심리학자 윌리엄 너스(William J. Knaus)는 《심리학, 미루는 습관을 바꾸다》 에서 미루려는 감정적 충동을 통제하려면 연습과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당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질문하라.”며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미루는 습관을 극복하려면 바로 자신부터 파악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하라. 일상생활에서든 직장에서든 당신의 미루는 습관이 무슨 이유 때문인지 깊이 생각해 보라. 그 미루는 것은 그보다 더 큰 문제의 징후에 불가한 것이 아닐까? 당신이 만족하지 못하는 뭔가에 진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닐까? 지금 인생에서 당신의 위치는 어디인지, 당신이 바라는 지향점(指向點)은 어디인지, 그 원하는 곳에 다가가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라. 그것이 최고의 질문이며 무엇보다도 중요한일이다.” 

미국에 자기계발서 작가이면서 트레이너로 활동하는 닐 피오레(Neil Fiore)는 《지금 바로 실행하라》라는 책에서 미루지 않고 일을 잘 해내는 사람들이 잘 쓰는 표현을 이렇게 말한다. 첫째,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대신 “내가 선택한다.”라고 말하라. 둘째, “반드시 끝내야한다.” 대신 “언제 시작할까?”라고 말하라. 셋째, “이 일이 너무 크고 중요한 일이다.” 대신 “하나씩 차근차근 하면 된다.”라고 말하라. 넷째, “나는 반드시 완벽해야 한다.” 대신 “나는 실수도 할 수 있는 평범한 사람이다.”라고 말하라. 다섯째, “나는 쉴 시간이 없다.” 대신 “나는 반드시 쉴 것이다.”라고 말하라. 

우리나라 출판계에서도 미루는 습관을 극복하는 방법에 관한 책들은 무수히 나와 있다. 2016년 한 취업 포털과 출판사가 직장인 259명을 대상으로 미루기에 대해 조사한 통계가 있다. 헬스나 요가, 수영 등을 호기롭게 등록해 놓고 안가는 사람이 무려 46.3%나 된다고 한다. 거의 반수에 가깝다. 물론 이 사람들도 등록을 할 때 마음은 부지런히 다닐 생각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선금을 주고 연 회원권을 끊는 고객을 업체에서 제일 환영한다는 다소 웃음 섞인 말이 있을 정도다. 그밖에 아침에 5분 더 자려다 늦어 택시 타고 출근하기, 기안서를 마감시간에 맞추지 못해 놓쳐 낭패를 보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 시대에 없어져야 할 일들이지만 일부러 미루는 파렴치한 사람들도 있다. 소위 갑질 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마땅히 지급해야할 대금결재를 일부러 질질 끌면서 자신의 권력을 과시하거나 확인받고 싶어 한다. 미루기를 극복하기위해 선의의 심리를 다루고 있지만 어디든지 권력가가 개입되어 권력을 남용하면 지탄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미루는 습관을 잘 극복해 때에 맞춰 일을 잘 처리하는 습관은 평생에 도움이 되는 최고의 습관이다. 제일먼저 일어나면서 침구 정리가 미루는 습관을 버리는데 시발(始發)점이 될 것이다. 

영광군민신문  news@ygweekly.com

<저작권자 © 영광군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