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우 (주)여의도컨설팅 대표이사

100세 시대다. 예전 같으면 할아버지 소리를 들었을 50살 지천명의 나이도 요즘 시대에는 청년 취급이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다. 수명이 늘어난 만큼 기나긴 인생살이의 고민 또한 그 수명과 갈래가 늘었다.

이십대 청춘들의 전유물이었던 진로와 취업 고민이 사십대를 넘어 오십대의 고민이 되고 있다. 먹고 사는 문제는 물론이고 가족 부양과 자녀 교육, 노후 대비 등등 고개를 돌리는 곳마다 해결할 문제가 산적해 있음을 목도하는 것은 썩 달가운 일이 아니다.

수명이 늘어난 것이 매양 반가운 소식이 아닌 것이다. 앞으로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 현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고민인 것이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도 만만치 않은데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의 민낯은 서민들을 더욱 힘겹게 하고 있다. 희망과 정의는 매장되고, 사회 시스템은 겉만 멀쩡해 보일 뿐 내부로부터 처참히 붕괴됐다. 나라가 혼란에 빠질 때 삶이 각박해 지는 것은 결국 백성이요, 국민이다. 열정과 노력보다 돈이나 권력과의 결탁이 성공의 요건이 되는 사회라면 늘어나는 수명은 축복이 아니라 차라리 형벌에 가까운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의 한숨에 장사를 해도 남는 게 없다는 상인들의 헛웃음이 쌓이고 있다. 서민경제가 무너진 상황인데 어떻게 기업경제가 살아날 것인가. 정말 하루하루 사는 게 쉬운 일이 아닌 상황이다.

언제쯤 대한민국 국민들이 늘어난 수명을 기뻐할 수 있는 날이 올는지 절로 두 손이 모아진다. 희망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것이라 했던가. 광장에 모인 무수한 촛불 속에서 우리는 이 땅의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 무너진 나라의 근간을 다시 세우자는 함성이 희망의 양분이 되고 있다. 사람과 사람이 뜻을 모으고, 그 뜻을 민의의 엄중함으로 표출함으로써 우리는 나라와 자신을 치유하고 있는 것이다.

희망은 가진 자의 전유물이나 높은 자리에 앉은 자의 하사품이 아니고 우리가 매일 만나는 평범한 사람들이 만드는 고결한 가치인 셈이다. 어려운 사람이 더 어려운 사람을 돕고, 상처 입은 사람이 더 아픈 부상자에게 손 내미는 이 땅의 연대의식은 그 존재 자체로 충분히 희망적이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이유다.

김선우 (주)여의도컨설팅 대표이사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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