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일_칼럼니스트/자기계발서작가

어린아이가 엄마 젖을 먹을 때 하나를 빨면서 다른 하나를 손으로 잡고 먹는다고 한다. 누가 빼앗아 가지 않는데도 말이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욕심을 타고 난 것 같다. 양손에 떡을 쥐고 있더라도 하나를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어느 정도 채워지면 양보할 것 같지만 가지면 더 많이 갖고 싶어 하는 것이 인간의 욕심이다. 작은 것에 집착하다가 더 큰 것을 잃는다는 소탐대실(小貪大失)도 어리석은 사람의 욕심을 말한다. 그래서 욕심에 조심하라는 성현들의 말씀은 수도 없이 많다. ‘바다는 메워도 인간의 욕심은 못 채운다.’는 속담이 나온 것을 보니 옛날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 

양주지학은 중국 남조시대 양나라사람 은운의 소설에 인간의 욕심이 한이 없다는 말을 양주의 학(鶴)이라고 말했다. 당시 중국 장쑤성에 양저우는 운하로 이루어져 수륙교통이 발전한 교역중심지가 되어 비교적 물품이 풍부한 선진 도시였다. 재치가 뛰어나고 사소한 일에 집착하지 않았던 은운은 문학가로 활동하면서 제나라에서 높은 관직생활도 했던 인물이다. 그는 소설집에 ‘갈수록 커져만 가는 인간의 욕심’을 비꼬는 형식으로 소설 속에 담았다.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에서 각자 소원을 이야기하는 자리를 가졌다. 한사람이 나서서 이야기  하기를 ‘양주의 감찰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서 또 한사람이 나서며 ‘돈을 많이 벌고 싶다’고 했다. 그러자 또 한사람이 나서며 ‘학을 타고 하늘을 훨훨 날아보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듣고 있던 마지막 사람이 나서며 ‘나는 허리에 십만 관의 돈 꾸러미를 차고 학을 타 훨훨 날아가서 양주고을에 감찰관이 되고 싶다.’고 했다. 앞에서 말한 세 사람이 원하는 모든 것을 차지하겠다는 본심을 드러낸 것이다. 당시 양주고을은 교역중심지여서 많은 벼슬아치들이 선호한 곳이었다. 소설 속에 나오는 이야기이지만 인간의 한없는 욕심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국시대 맹자는 군자의 세 가지 즐거움을 군자삼락(君子三樂)이라하면서 첫째는 부모가 건강하게 생존해 계시며 형제들이 아무 탈 없이 잘 지내는 것이고, 둘째는 하늘을 우러러봐도 부끄럽지 않고 아래로 굽어봐도 인간에게 부끄럽지 않는 떳떳함이요, 셋째는 천하의 인재를 모아서 그들을 올바르게 교육하는 것이라고 했다. 맹자의 즐거움은 세속적인 권력이나 명예보다는 스승다운 면모가 풍기는 인상을 준다. 그래서 공자(孔子) 다음가는 아성(亞聖)이란 칭호를 받은 것 같다. 

이와 반대로 소인배들은 높은 자리에 오르고 싶어 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에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높이 올라갈수록 권력을 휘두르려고 칼날을 벼르고, 축적된 재산이 많으면 많을수록 혈안이 되어 불법을 저질러 가면서 까지도 많은 돈을 긁어모으려고 한다. 정당한 방법으로 하는 일에는 존경하고 따르지만 행위가 올바르지 못해 지탄의 대상이 되기 일쑤다. 이런 사람들은 잘못을 저지르고도 부끄러움이 없으며 법망을 피한 것을 자랑으로 생각한다. 

돈을 많이 벌고 높은 지위에 올랐을지라도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법망을 피하는 것 보다는 애초에 법을 어기지 않아야 하고 높은 자리에 있을 때도 사람의 말을 경청하며 겸손할 때 만인으로부터 추앙받는 사람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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