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소가 있는 전국 5개 지자체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특별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영광군과 경북 경주시와 울진군, 부산시 기장군, 울산시 울주군 등 전국 5개 원전 소재지 지방자치단체는 지난 16일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고준위 특별법 대국민 심층 토론회를 열었다. 국회에 상정돼 논의 중인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특별법에 대한 지역 의견을 수렴하고 법안의 신속한 제정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원전소재 5개 지자체 단체장과 부단체장,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법안소위, 법안발의 국회의원괴 지방의회, 시민단체, 지역 주민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영광군에서는 강필구 영광군의회 의장, 임영민 원전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 김정섭 부군수, 한빛원전 고준위핵폐기물 영광군공동대책위원회 위원 등 17명이 참석했다. 이날 패널로 나선 임영민 영광군의회 원전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은 한빛 1·2호기 폐로 약속 후 수명연장에는 군민이 동의하지 않았다며 설계수명 이내 발생량에 한해 임시 저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의원은 이어 중간저장·처분시설의 운영 시점을 명확히 해달라고 요구했다. 김정섭 부군수도 특별법은 현세대를 넘어 미래세대를 위한 중요한 법안이며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은 주민의 안전을 담보로 운영되는 만큼 해당 지역주민과의 충분한 공감대 형성을 통해 추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1·2호기는 당초 약속대로 수명연장을 하지 말고 폐로할 것과 발생한 방사성폐기물은 영구저장 시설을 마련할 때까지 설계수명 이내에 발생한 양 이상은 임시저장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사실 임 의원과 김 부군수가 목소리를 높일 이유는 없다. 당초 약속대로만 이행하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설계수명대로만 운영하고 폐로하라는 주장은 지극히 합리적이다. 설계수명을 연장하겠다는 것은 그만큼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태롭게 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합리적 이유도 밝히지 못하면서 설계수명 연장을 꾀하는 것은 원전 소재 지역민은 물론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태롭게 하는 도박과 다르지 않다.   
 
원전 소재 5개 지역은 정부의 정책 부재로 인해 원전 부지 내에 사용후핵연료를 임시 저장하는 위험을 떠안으면서, 영구처분장이 마련되기 전까지 유지해야 하는 위험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 문제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국가적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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