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일_칼럼니스트/자기계발서작가

지구상의 생물들은 어떠한 환경이 도래해도 잘 적응해 살아남은 종(種)이 현재도 살고 있다.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되어 사라지는 종이 있지만 주어지는 자연 환경을 버텨내며 살아남아 종이 후대로 이어지는 것을 ‘적자생존의 법칙’이라고 한다. 우리들은 찰스 다윈(Charles Robert Darwin)이 처음으로 적자생존을 언급했다고 알고 있었는데 사실은 영국의 허버트 스펜서(Herbert Spencer)가 가장먼저 제시한 용어로 환경에 적응하는 종은 살아남고 적응하지 못하는 종은 사라진다고 한데서 나왔다. 

다윈은 스펜서의 주장을 인용해서 《종의 기원》을 썼다고 한다. 우리가 눈여겨 볼만한 대목은 적자생존은 생물이 어떻게 진화하느냐를 직접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진화의 결과가 자연환경에서 어떻게 해당 개체와 그 자손의 생존에 기여하는지, 멸종된 생물들은 왜인지, 살아남은 개체의 형질은 어떠한 변화를 거쳤는지 등을 설명한 책이다. 다시 말해 진화의 속력이 아니라 방향을 제시하는 책이라고 보인다. 

우리가 많이 오해하는 진실이 있는데 그것이 힘이 센 강자가 약한 자를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소위 ‘약육강식’을 정당화 하는 논리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적자생존은 말 자체가 수시로 변화하는 환경에 가장 적합한 개체가 생존한다는 말이지 강자가 반드시 살아남는다는 뜻은 아니다. 진화과정을 보면 오히려 강자는 특정한 환경에 극도로 적응한 결과이기 때문에 역설적이게도 환경변화에 취약하면서 실제로 진화과정 속에서 강자가 오히려 많이 멸종되었다는 통계가 있다. 

지금까지 지구에서 살아남은 종은 덩치가 크고 힘이 센 자 보다는 덩치도 작고 힘은 약했지만 환경에 잘 적응해 변화하는 자가 살아남았다. 그래서 나온 말이 “강한 자가 살아남은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하다.”고 하는 논리가 더 타당하다.

남아메리카 북쪽에 있는 갈라파고스(Galapagos) 군도는 에콰도르 서쪽의 위치한 섬이다. 동식물의 생장이 용이한 아주 좋은 환경을 이루고 있어서 여러 가지 동식물이 왕성하게 존재한다. 이 군도에 살고 있는 동식물들은 다양한 생명체들과 어우러져 살고 있는데 육지의 동종 생명체들과 생김새가 조금씩 다른 모양을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으로 타조와 거북이 핀치새가 모양이 조금씩 다른데 핀치새는  모양만 다를 뿐만 아니라 섬마다 부리의 크기와 형태를 달리하고 있었다. 크고 뭉뚝한 부리의 핀치새가 있는가하면 작고 예리한 핀치새, 가느다랗고 끝이 휘어진 부리의 핀치새, 등이었다. 거리가 얼마 안 되는 위치였지만 모양이 조금씩 달랐다. 

여기서 의심을 갖기 시작한 다윈은 이들이 주식으로 삼는 나무 열매냐, 과일이냐, 곤충이냐, 나뭇잎이나 풀이냐에 따라 먹이에 적합하도록 부리의 모양이 진화했을 것이라는 가설을 품게 된다. 진화론(進化論)에 무게를 두기 시작한 발로였던 것이다. 

기린을 예로 든다면 목이 긴 기린과 목이 짧은 기린이 있다고 할 때 먹이 획득에 유리한 목이 긴 기린의 개체가 살아남았고 그 형질이 세월을 거치며 유전되어 현재의 기린으로 진화되었다는 다윈의 논리다. 그래서 진화론을 다른 말로 ‘자연선택’ 이라고 명명했다. 이때의 진화론을 계기로 생물학은 물론 자연과학, 경제학, 사회학, 인류학, 심리학, 교육학, 종교, 철학, 문학 등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형성되었다. 가장 영향을 많이 끼친 곳은 창조론을 주장하는 기독교에  있었다. 인간을 신이 창조한 온전한 존재로 믿는 기독교에 대해 인간은 신의 피조물이 아니며, 완전한 존재도 아니고 지금도 진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논리가 맞다 고 보기 때문이다. 지금도 창조론이냐, 진화론이냐의 답은 없고 지구가 멸망할 때 까지도 정답은 없을 것이다. 

다윈의 진화론은 당시 자본주의 이론이 정립되어 궤도에 오르기 시작한 시기였는데 기름을 붓는 격이 되었다. 이 이론에 의하면 인간도 하나의 생명체일 뿐 경쟁은 피할 수 없다. 거기에 경쟁에서 승자만이 살아남고 패자가 도태되는 것은 당연하게 자연의 선택이라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된 것이다. 

적자생존을 오늘날에 비추어 본다면 변화하는 세상 환경 속에서 적응력을 잘 갖추고 순응하는 이들이 살아남는다는 원칙을 묘사한다고 볼 수 있다. 자연이나 사회에서나 여러 가지 분야에서 적용되는 ‘적자생존의 원칙’은 우리에게 지속적인 변화와 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현재의 위치에 안주하지 말고 지속적인 학습과 한층 업그레이드된 미래를 향해 전진하는 메시지가 담겨있다고 보인다. ‘적자생존의 법칙’은 변화의 중요성과 적응하는 가치를 우리는 이해해야 한다. 현재 하고 있는 일이나 업무에서 활용하면 금상첨화(錦上添花)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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