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일칼럼니스트 / 자기계발서작가

우리 속담에 홍두깨로 소를 몬다는 말이 있다. 적합하지 않는데도 무리하게 억지로 갖다 시키는 것을 말하는데 인간에게 순종하는 순진한 소지만 억지로 시키면 하지 않는다는 뜻이 담겨있다. ‘견강부회’는 말도 안 되는 논리를 억지로 끌어다가 자기주장에 유리한 근거로 삼는 것을 말한다. 

학문에서도 그렇지만 정치권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고사성어다. 얼토당토 않는 말이나 주장을 내세우며 우기는 사람은 상대방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 특징이 있다. 자기에게만 이롭게 하는 사람을 ‘아전인수(我田引水)’라고 하는데 견강부회와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사건을 보고도 논조가 틀리게 써서 서로 다름이 나타나는 것이 인간이기 때문에 신문마다 다르게 나온다. 보는 시각과 기자의 이념에 따라 다른 것은 당연하지만 얼토당토 않는 논리를 펴며 가져다 붙이면 안 된다. 

누구나 살아가는 방법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고 서로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이해하고 인정해야 할 필요는 있다. 내 삶에 만족하고 욕망을 조절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시기질투에서 자유로워진다고 한다. 욕망과 질투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내 마음 부터 바로잡는 것이 우선이다. 

견강부회는 본래 전한시대에 견합부회(牽合府會)로 썼었다. 12세기 송나라 정초가 《통지총서》에서 견강부회(牽强附會)로 쓰면서 지금까지 쓰이고 있다. 전한시대 학자 동중서(董仲舒)는 음양학으로 이설(異說)을 창도해 《춘추(春秋)》에서 억지로 끌어다 붙인 음양설(陰陽說)을 비판하며 동중서의 주장보다 더 깊고 넓은 사유의 세계가 있음을 강조했다.
 
동중서는 당시 유학자로서 국가의 주된 이념으로 유교의 숭상했다. 음양설을 비판하면서 양은 귀하고 음은 천하다고 하는 것을 철저하게 비판했다. 약 1200년 후 송나라 정초는 법과 제도를 해석하고 풀어쓰기 위해《통지(通志)》를 저술했는데 그는 자연 현상의 변화가 다단하고 인간의 삶속에 화복을 예측할 수 없는 법인데 사관들이 일식(日蝕) 같은 순수한 자연 현상의 이변들을 견강부회(牽强附會)하여 길흉의 조짐 따위로 해석해 가져다 붙이는 것들을 경계했다. 

견강부회는 도리나 위치와는 상관없이 자신의 주장만을 내세우면서 합당하다고 우기는 꼴이니 지나치게 자신의 의견만을 고집하면서 다른 사람의 견해 따위는 전혀 귀담아 듣지 않는 사람을 가리킬 때 자주 쓰는 표현이다. 

인간에게는 본래 가지고 있는 욕심이 있다. 공부욕심, 독서욕심, 운동욕심 등 남과 이해득실에 상관없이 자기가 스스로 개발하려는 욕심을 누가 뭐라고 하겠는가. 이런 욕심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자기 홀로 좋아지는 욕심이다. 그러나 나쁜 욕심은 대부분 남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자신의 이익을 위한 욕심이므로 상대에게는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이기주의자라고 부른다. 

욕망과 질투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내 마음부터 온건히 잡는 것이 우선이다. 공자님도 태산에 올라보면 천하가 작아 보인다고 했다. 내가 한말이 맞는다고만 우길 것이 아니라 상대의 입장에서 보며 객관적인 잣대로 보아야 내 마음이 편안할 것이다. 자존심만 높은 사람은 객관적인 해석이 잘 안되지만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상대의 입장을 고려해서 공평하게 견강부회하지 않고 세상을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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