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 농협이 내년 초 착공키로 한 대형 마트와 식당이 들어설 예정인 백수읍 양성리 7번지 일대.

“동네 사람헌테는 좋겄제. 나는 문 닫을 밖에 없고. 어쩔 것이여” 소규모 점포 주인의 장사를 접을 수밖에 없게 됐다는 푸념이다. 변화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노인의 말에 서운함이 배어 있다.

농협 단위조합이 대형 마트에 경쟁적으로 뛰어들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금융 사업이 한계에 다다른 데 따른 새로운 먹거리로 대형 마트를 선택한 것이다.

백수 농협은 30여 억 원을 들여 대형 마트와 대형 식당(한우명품관)을 짓는다. 내년 초 착공 예정이다. 대형 마트는 지난해 이사회와 대의원 총회에서 승인했다. 한우 명품관은 올해 관내 상권 분석 결과 타당성을 확인, 지난 11월말 추가로 승인 받았다.

백수 농협 관계자는 19일 대출금 300억 원, 예수금 500억 원으로 금융 사업은 한계에 다다랐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농협의 활로를 찾고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 시키는 데 마트 사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마트 개점 후 2년간은 적자가 불가피하나 3차년도 부터는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예산은 중앙회 자금과 자체 자금 7억 여 원으로 충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수농협은 2008-2009년도에 과다 생산된 나락 값 하락으로 농민들의 항의가 거세 가격을 올려 수매하느라 적자 결산을 했다. 2011년부터 흑자로 전환, 올해에는 3억여 원의 흑자를 냈으나 장래가 불투명 하다.

굴비골 농협도 내년에 50억 원을 들여 대형 마트와 청사를 신축할 계획이다. 이에따라 해안도로를 사이에 둔 두 농협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기 위해 치열한 홍보전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농협의 잇단 마트 사업 진출에 대해 복수의 관계자들은 “영광 농협 마트는 인구와 통행인이 많아 성공 했으나 인구도, 통행량도 훨씬 못 미치는 백수․법성 등은 성공이 불투명하다”고 내다봤다.

군남에 이어 백수와 굴비골 농협까지 잇달아 대형 마트 사업에 나서는 것에 대한 부정적 여론도 만만치 않다. 법성읍 나모씨(52)는 “도시 지역에 이마트․롯데․홈플러스 같은 대형 마트가 들어설 때마다 영세 상인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며 농협과 지역민 사이에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백수읍 소재지에 사는 양 모씨(80)는 농협 마트 신축에 대해 마트 인근 주민들은 한꺼번에 시장도 볼 수 있고 행사시 영광읍 까지 가지 않아도 되는 편리한 점도 있지만 소규모 점포는 당연히 반대하지 않겠느냐 고 갈등을 우려 했다.

한편 양곡 사업 실패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온 군남 농협은 대형 마트를 개설, 활로를 찾으려 했으나 결국 염산 농협과 합병키로 결정, 42년만에 문을 닫게 됐다.

조철상 기자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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