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독서를 좀 한사람들은 마크 트웨인(Mark Twain)의 《톰 소여의 모험》을 읽어봤을 것이다. 그 중에서 유명한 일화로 ‘영광스러운 페인트칠’이 나오는데 많이 기억할 것이다.

개구쟁이 톰이 동생과 싸운 벌로 토요일 한낮 뙤약볕에 높이 3m, 길이 30m나 되는 담장을 페인트 칠해야하는 일을 하게 된다. 일이 아니라 이모와의 약속을 어긴 죄에 대한 벌 이었다. 톰은 재치를 내서 이웃 친구들을 불러 이 힘든 일을 대신하도록 한 일이다. 

무더운 여름 날씨에 톰의 친구들은 왜 이렇게 재미없고 힘든 일을 서로 하게겠다고 다투어 하려고 했을까. 이렇게 힘든 일도 사람들은 경우에 따라 즐겁게 해낼 때가 있는데, 이런 일을 하는 것을 ‘톰 소여의 효과’라고 부른다. 당근과 채찍보다 더 효과적인 동기부여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에 행동경제학자 댄 엘리어리(Dan Ariely)와 그의 동료 조지 로웬스타인(George Loewenstein)은 톰 소여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 간단한 실험을 진행했다. 이들은 실험 참가자중 절반은 시 낭송대회에 2달러를 내고 참석할 의사가 있는지 물어본 다음 그 다음 주에 예정된 공짜시 낭송회에 참가할지를 물었다. 다른 절반에게는 2달러를 받고 시 낭송대회에 참석할 의사가 있는지 물어본 후 다음 주의 공짜시 낭송회에 참석할 여부를 물었다. 

결과는 우리의 예상을 빗나갔다. 돈을 내야하는 학생들은 처음에는 3%만 참가한다고 응답했고, 다음 주 공짜시 낭송대회에는 무려 35%가 참가한다고 답했다. 반대로 돈을 받기로 한 학생들은 처음에는 59%가 참가한다고 응답했으나 공짜시 낭송대회에는 8%만이 참가한다고 답했다. 

같은 공짜시 낭송대회인데도 참가하겠다는 사람이 35%와 8%로 많은 차이가 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외적 동기와 내적동기의 유발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전에 조건을 걸고 약속하는 것은 외적동기인데 시간이 지나면서 일 자체가 재미없이 느껴지는 효과가 있다. 돈을 받으므로 단기적인 효과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부정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한다. 반면에 2달러를 낸 학생들은 내적 동기가 발현되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오히려 하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 것이다. 

신경과학자 다니엘 핑크(Daniel Pink)는 《드라이브(Drive)》라는 책에서 ‘제3의 욕구’가 사람을 움직이는 자발적인 동기라고 주장한다. 보상을 위해서가 아니라 호기심과 흥미를 충족시키기 위해 일을 할 때에 즉, 일이 놀이가 될 때에 훨씬 성과가 나아진다는 것을 본 것이다. 그는 흥미로운 경험도 오히려 보상과 처벌이 따르는 일이 되면 욕구가 떨어지고 효율도 떨어지지만 자발적 동기로 임하면 다소 힘겨운 일이라도 즐겁게 해낸다고 한다. 

외적인 동기부여는 바깥으로 보여 지는 보상과 인센티브에서 나오고 내적인 보상은 일반적으로 말하는 보상 존재여부와 관계없이 우리가 어떤 것을 하도록 자발적으로 원하게 만드는 것이다. 즉, 무엇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무슨 일을 하기 원하기 때문에 일을 하는 것이다. 다른 측면에서 보자면 과업을 일로써 보는 것은 ‘의무’이고 놀이로 보는 것을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외적인 보상을 추가할 때에 톰 소여 효과는 개인의 내적인 동기를 실제로 약화 시킬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특히 장기적인 측면에서 더욱 강하게 나타난다. 

내적인 동기부여는 당장의 성과나 생존보다는 회심, 역량, 자율성, 플레이와 같은 자아 모티브에 가깝다. 즉, 결과물에 연연하지 않고 내재적 만족 때문에 일을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완벽한 숙달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스킬들을 배우려는 욕구가 될 수도 있고 개인적인 열망과 자율성에 따라서 행동하기 위한 자유로운 선택과 가능성의 느낌이 될 수도 있으며 서로 관련된 커뮤니티에 소속감을 느낄 수도 있다. 

톰 소여의 모험을 통해 마크 트웨인이 보여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일이란 반드시 해야만 하는 것이며, 놀이란 해도 되고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그러나 놀이는 즐거움을 주고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움직이게 만든다. 무슨 일이든지 재미있게 하면 그 효과는 더 좋은 효과를 준다는 이야기다. 조금 힘든 일이라고 해도 다른 사람을 끌어 들이기 위해서는 재미있는 일을 나만 하고 있다는 특권이 있는 것처럼 연기할 수 있어야 한다. 가장 좋은 것은 본인이 정말로 재미있게 긍정적인 마음으로 하면 그 효과는 금상첨화일 것이다. 

비슷한 명언으로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이 있는데 미국의 심장 전문 의사 로버트 엘리엇(Robert S, Eliet)의 저서《스트레스에서 건강으로-마음의 짐을 덜고 건강한 삶을 사는 법》에서 나온 금언이다. 톰 소여의 효과에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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