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전쟁 당시 일제에 강제 동원됐다 숨진 영광 출신 고 최병연 씨의 유해가 80년 만에 고향  선산에 안치됐다. 고인은 1943년 미군의 태평양 타라와 섬 상륙작전에서 희생됐다. 행정안전부는 4일 영광예술의 전당에서 최 씨의 추도식을 거행했다. 추도식에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강종만 영광군수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최 씨의 유해 송환은 타라와 조선인 사망자 1117명 가운데 처음이라는 역사적 의미가 크다.

80년만에 고향 선산에 묻히게 된 최 씨는 지난 2019년 미국 국방부가 유해를 발굴, 신원이 확인됐다고 한다. 신원이 확인되고도 고향에 모시지 못한 유족들은 얼마나 아팠을까를 생각하면 안타깝기 짝이 없다. 

추도식에 참가한 이상민 장관은 “강제동원 희생자분들의 유해 봉환은 국가의 책무이자 우리의 아픈 역사 치유를 위한 중요한 일”이라며 “마지막 한 분의 유해가 국내로 봉환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이 장관은 또 정부가 최 씨 유해 봉환을 추진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국경이 봉쇄돼 올해에야 국내 봉환이 성사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장관의 해명성 발언은 아무리 생각해도 석연찮다. 코로나로 인한 봉쇄 조치는 이미 6개월 쯤 전에 해제됐다. 정부가 유족들의 아픈 가슴을 생각했다면 코로나 봉쇄가 풀린 즉시 송환을 추진했어야 했다. 하지만 이제라도 장관이 직접 추도식에 참석하는 성의를 보였으니 남은 1116명 희생자들의 유해 송환도 서둘러주길 바란다.

이날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과 전농 영광군농민회, 영광군여성농민회는 추도식에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타라와 조선인 사망자 1117명 중 아직 돌아오지 못한 유골이 1116구”라며 추도식에 얼굴도 비추지 않고 있는 가해자 일본을 비난했다. 이들은 또 회견문을 통해 일본 정부에 △ 강제동원 사죄와 즉각 배상 △유골 송환 △강제 동원·인권유린 사죄하라고 요구하고 “퍼줄 것 다 퍼주고 얻은 것은 무엇이냐며 윤석열 정부의 굴욕외교를 규탄했다. 

최병연씨의 유해는 태평양 전쟁 격전지에서 최초로 신원을 확인한 한국인 유해라고 한다. 최 씨의 유해가 고향 선산에 안장된 것을 계기로 정부는 남은 1116구의 유해 발굴과 송환에 적극 나서주기 바란다. 전쟁 당사자인 일본과 미국도 이에 적극 나서 달라는 외교적 노력을 주문한다. 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도 없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정부가 남은 1116구의 유해의 발굴, 송환에 최선을 다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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