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정권은 선거철이 되면 남북관계를 악화시켰다. 강력한 군사정권이 아니면 북한의 침공으로 인해 나라가 위태롭게 된다는, ‘북풍’이 가장 강력한 선거 전략이었다. 박 정권에 이어 전두환 정권도 87년 “북측의 200억t 물 공격으로 인해 여의도 63빌딩이 잠기는 걸 막아야 하는 목적으로….”라며 소위 ‘평화의 댐’ 공사를 시작했다. 86년 북한이 금강산 발전소를  착공하자 전두환은 “금강산 발전소가 건립되면 서울의 3부의 1이 물바다가 된다”면서 이를 막을 댐을 건설해야 한다고 나섰다. 

전두환은 이같은 공포를 조작해 ‘평화의 댐‘이란 미명으로 댐 건설에 필요한 자금 모금에 나섰다. 언론까지 흥분해 모금에 앞장섰다. 모금은 TV 생방송으로 중계되고 연일 신문의 1면을 ’도배‘했다. 댐 건설 전문가들은 연일 댐을 건설해야 한다고 나섰다. 범국민추진위원회가 창립되고 모금 배지 달기 대회, 홍보물 공모 등 사회적 운동으로 번졌다. 어린이부터 교도소 죄수들까지 성금을 내지 않으면 안 되는 분위였다. 

민족 생존을 위한 최상의 자구책‘ 이라는 전두환의 사기극에 전 국민이 속았다. 이 시기는 대통령 직선제 개헌 요구가 거세지던 시기다. 전두환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대국민 사기극으로 ’북풍‘을 일으킨 것이다. 평화의 댐 건설은 착공 6년만인 1993년 전두환의 정권 유지를 위해 국민을 우롱한 사기극으로 판명됐다. 그러나 착공한 공사를 중단할 수도 없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착공 18년만인 2005년 10월 19일 완공됐다. 

전두환의 사기극은 박정희 정권이 선거 때마다 북한의 위협(북풍)을 내세워 18년간 장기 집권을 해온 수법과 다르지 않다. 민주화 바람으로 군사정권이 무너지고 김영삼·김대중·노무현 대통령으로 이어지며 대한민국은 진정한 민주주의 공화국으로 바로 섰다. 당분간 보수 정권은 정권을 잡지 못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잘 나가던(?) 정동영의 ‘노인 폄훼’ 발언으로 이명박이 쉽게(?) 이겼다. 

박근혜의 탄핵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쉽게’ 당선됐다. 박정희에서 시작된 보수 정권은 당분간 정권을 잡지 못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박근혜와의 경선에서 패배한 이명박이 정동영의 ‘노인 폄훼’ 발언으로 ‘쉽게’ 당선됐다. 아파트 붐을 일으키며 현대건설을 재벌로 만든 ‘신화’를 썼다는 평판을 받아 경제 발전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컸다. 전통적 민주당 지지자들도 상당수 이명박을 지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대통령 이명박은 국가 경제보다 사욕을 채웠다. 4대강 개발에 나서며 건설회사 출신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형인 이상득은 자원외교 한답시고 국가에 큰 손실을 초래했다. 8천억 원에 산 석유회사를 28억 원에 되파는 등 국민과 국가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 현직 대통령 형제가 국가 경제보다 개인 경제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 것이다. 결국 이명박 대통령은 퇴임 후 다스 실소유주 논란과 국정원 특수활동비 청와대 상납 사건으로 구속됐다. 

이명박에 이어 대통령에 당선된 박근혜는 ‘최순실 게이트’로 탄핵당하는 흑역사를 썼다. 전·현직 대통령이 나란히 구속되고 ‘태극기 부대’가 연일 시위에 나섰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이 쉽게(?) 대통령에 당선됐다. 당분간 보수 정권은 없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다음 대선에서 무난히 당선될 것으로 보이던 정동영 후보가 소위 ‘노인 폄훼’ 발언으로 몰매를 맞았다. 어쩌다(?) 보수 정당의 후보가 된, 정치 경력이 전혀 없는, 검사 출신 윤석열 후보에게 졌다.

그리고 지금 대한민국은 ‘검찰 공화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나라가 돼버렸다. 몰락한(?) 보수 정당은 대통령 비위 맞추기에 바쁘다. 정치 경험이 없는 대통령은 안하무인이다. 국민 의사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청와대를 버리고 용산에 집무실을 만들었다. 풍수를 보는 ‘도사’의 말에 따랐다고 한다. 믿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 외의 이유는 밝히지 않고 있다. 지지율이 역대 최저인데도 대통령은 ‘마이 웨이’를 고집하고 있다. 자신보다 국민을, 국가를 생각하는 대통령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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