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23년의 해가 저문다. 영광군의 지난 1년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그 중심에 강종만 군수의 선거법 위반 관련 재판이 있었다. 재판 결과에 군민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했다. 인구감소로 인한 지역소멸 위기가 현실로 다가오는 시기에 군수가 법정 다툼의 중심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군민들로서는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그 와중에도 강종만 군수는 군정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은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 할 수 있다.

도시 지역은 ‘돈 없는 선거’가 정착된지 오래다. 하지만 군 단위 이하 지방선거는 아직도 ‘돈 없는 선거’가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출마자들로서는 당선을 위해 법망을 피해 가면서 돈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적잖은 수의 당선자들이 선거 후 법정 다툼에 휘말리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하지만 당선 무효형을 받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다. 전남 지역에서 영광과 담양 군수가 고등법원에서 당선무효 형을 받았다.

강종만 군수는 대법원에 항고를 제기,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자치단체를 이끄는 단체장이 법정 다툼에 휘말리는 것은 본인은 물론 지역민들도 불안할 수밖에 없다. 군정에 대한 지역민들의 신뢰도도 낮을 수밖에 없다. 단체장의 지위 자체가 흔들리고 있으니 공직자들도 흔들린다. 따라서 군민들도 불안을 금치 못하고 있다. 군수의 지위가 위태로운 것은 작은 문제일 수도 있으나 군정이 흔들리는 것은 작은 문제가 아닌 이유다.  

농어촌 지자체는 인구감소로 인한 지역소멸 위험에 처해 있다. 안정적으로 군정을 이끌어도 지역소멸의 시간을 늦출 수 있는 특별한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오랜 시간을 끄는 군수의 법정 다툼이 자칫 지자체 소멸의 시계를 앞당기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강 군수에게 재판이 끝나는 날까지 법과 양심에 따라 최선을 다해 영광 군정을 최선을 이끌어주길 요청한다.

차제에 단체장은 물론 군의회 의원까지 중앙 정당의 공천제를 시행하는 지방자치 제도의 정비도 주문한다. 중앙 정치권이 지방 일꾼에 대한 공천권을 쥐고 지방자치에 절대적 권한을 행사하면서 책임은 지지 않는 것은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제도다. 우리의 지방자치가 무늬만의 자치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는 이유다. 강 군수에게 대법원 판결이 나오는 날까지 영광군정의 책임자로서 본분에 충실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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