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군, 법원 판결에도 “불허 사유 찾아라”

축산단지 조성 등 갈등해소 방안 마련해야

군정 진단 / 축사 허가를 둘러싸고 신청자와 주변 마을, 군청간의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모두 자기중심적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허가 신청자는 사유재산권과 생업을 내세운다. 주변 마을은 냄새와 환경오염을 내세운다. 군 당국은 집단민원 성격의 항의와 진정을 모든 업무처리의 우선으로 삼는 행정을 한다.

3자 모두의 주장은 나름대로 합리적이다. 하지만 행정은 집단민원의 편을 들면 큰 파문을 겪지 않아도 된다. 이 때문에 최근 영광군에 접수된 축사 신축 허가는 모두 불허 처분됐다. 마을에서 500m로 제한하던 것을 1km로 개정하는 등 축사 신축 허가를 얻기는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최근 군남면에 허가 신청한 민원인은 군의 불허 처분에 행정소송을 제기, 승소 했다. 법과 규정의 저촉을 받지 않으니 허가를 내주는 것이 옳다는 판결이다. 신청자는 법원의 판결로 당연히 허가가 날 것으로 믿고 있다. 하지만 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영광군은 이 건을 허가하지 않기 위한 재검토에 들어갔다.

영광군은 축사 허가신청 지역 인근 야산에 휴양림과 주택단지를 조성하겠다는 사업자와 맺은 업무협약이 지켜질 경우에 대비한다는 명분이다. 업무협약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축산업을 생업으로 하겠다는 신청자로서는 “갑질”이라는 불만을 토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6일 오후 영광군청 앞에서는 묘량면 덕흥리 주민들이 “물무산 행복길에 양계장이 웬말이냐?” 는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에 나섰다. 마을과 물무산 둘레길 사이에 양계장 허가를 신청한데 따른 집단 반발이다.

주민들은 “바람 방향에 다라 심각한 냄새 피해는 물론 폐수 등으로 인한 환경 훼손이 심각하다”고 주장한다. 신청자는 “사유재산에 법과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 행위를 허가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한다.

이 경우는 영광군이 중점사업으로 추진중인 ‘물무산 행복숲’과 300m 정도의 거리에 훤히 보이는 곳이어서 영광읍 주민 수백 명이 서명, 적극적인 반대를 하고 있다. 주민 힐링과 관광객 유치를 위해 초기에 수십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향후 놀이와 교육을 위한 시설 등도 도입할 계획이다. 실체가 보이지 않는 군남의 경우와는 다르다.

영광군의 균형 잡힌 행정이 요구된다. 눈 앞의 생업을 보이지 않는 미래 개발 약속만 믿고 허가하지 않는 것은 지나친 규제라는 비판을 살 가능성이 크다. 더욱 법원의 판결에도 승복하지 않는 사회풍조를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를 금치 못한다.

닭고기·돼지고기·달걀은 필요하다. 냄새와 환경 오염도 막아야 할 과제다. 주민의 생업 또한 소중하게 지켜져야 한다. 냄새와 오염을 최소화할 수 있는 지역에 축산단지를 조성하는 방안 등 축산 욕구를 충족할 방안을 마련하는 지혜가 절실하다.

유창수 기자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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