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토끼의 해(2023년)가 저물어 가고 푸른 용의 해(2024년)가 떠 오른다. 용은 권위와 힘, 풍요를 상징한다. 새해를 맞이할 때마다 우리는 평화와 번영을 기원한다. 하지만 우리는, 세계는 갈등과 전쟁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새해를 맞는다. 

코로나 19의 공포에서 벗어난 지구촌은 곳곳에서 전쟁이 벌이고 있다. 2022년 2월 24일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아 침공은 3년째로 접어든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끝이 보이지 않는 살육전이 휴전 상태인 대한민국으로서는 남의 일 같지 않다. 

1951년 6월 25일 발발한 한국전쟁의 휴전협정은 1953년 7월 27일 미국과 중국· 북한이 당사국이다. 협정의 어디에도 대한민국은 보이지 않는다. 북한은 최근 미사일을 쏴대며 전쟁 위협을 계속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강력한 전쟁 무기를 갖고 있다는 메시지로 대응하고 있다.

남·북간의 전쟁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소련과 우크라이나의 전쟁과는 성격이 다르다. 그들은 종족이 다르다. 좋은 것 많이 차지하기 위해 갈등이 빚어지고 전쟁을 한다. 하지만 남북은 한 나라, 한 민족이다. 동족상잔의 비극을 자초할 이유가 없다. 

남북분단은 2차대전 후 강대국들의 이익 다툼에 따른 것이다. 분단 이후라도 얼마든지 하나의 국가가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사회주의와 민주주의라는 이데올로기가 동포를 가르고 김일성 일가의 세계에서 유례없는 세습 독재가 민족 분단의 항구화라는 비극을 낳았다.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이 소 떼를 몰고 휴전선을 넘었다. 아들 정몽헌 회장은 금강산 관광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은 햇볕정책으로 남북의 창을 열었다. 이렇게 열린 문을 이명박 전 대통령이 김왕자 씨 피살 사건을 빌미로 다시 닫아버렸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8년 4월 17일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함께 도보다리를 건넜다. 김정은과의 정상회담에서 19가지를 합의, 공동선언문까지 발표했다. 남북관계의 급진전이 기대됐다. 그러나 윤석열 정권은 군비 경쟁을 부추기며 다시 남북관계를 긴장으로 몰아넣고 있다.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듯한 발언을 서슴지 않는다. 역사는 윤 대통령은 역사를 후퇴시킨 대통령으로 기록할 것이다. 

새해 4월 10일 제22대 총선이 치러진다. 총선 결과는 현 정권에 대한 국민의 평가와 직결된다. 여당인 국민의 힘이 참패하면 윤 대통령은 국정 기조를 바꿔야 한다. 선거 결과는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이다.          
 

[그림] 노의웅 화백 

전 호남대 미술학과장 ​
전남도전 수석상, 최고상
광주시전, 전남도전 초대작가, 심사위윈 
대한민국 미술대전 초대작가, 심사위원

조철상 기자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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