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의 최고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고 했다. 동양의 최고로 손꼽히는 철학자라면 공자(孔子)를 들 수 있는데 《논어(論語)》에서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그것이 곧 앎’이라고 했다. 1970년대 발달심리학자로 명성을 떨친 존 플라벨(John Fiavel)이 창안한 용어로 자기 생각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메타인지’라고 했다. 다른 말로 상위인지(上位認知), 또는 초인지(超認知)라고도 한다. 

간단하게 말한다면 자기 성찰(省察)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본인의 생각이나 알고 있는 지식에 대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스스로 한 번 더 살펴보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현재 상태 즉 기억력이나 판단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결정하는데 사용된다. 예컨대 술을 먹었을 때 혹시 자신의 발언이나 행동이 실수는 하지 안했는지 생각해보는 사람이라면 자기를 성찰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능력들이 부족한 사람들은 암기력과 무관하게 학습능력을 올리는데 장애가 생길 수 있으며, 특히 모르는 것을 안다고 하면 판단이 흐려지므로 기억 자체가 현저하게 떨어진다. 

인간의 뇌와 동물의 뇌를 구분하는 가장 큰 차이를 메타인지로 보는 학자들이 많다. 인간은 자기 자신의 인지 과정을 이해하고 인식하기 때문에 ‘생각에 관한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자기개발서 작가 리처드 레스택(Richard M, Restack)은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뇌》에서 “예시로 특정 사람들을 대할 때 자신의 편견을 인식하는 것 동료와 껄끄러운 대화를 나누면서 점점 화가 나는 것을 계속 인식하고 있는 것, 동료가 나보다 더 자질이 있다는 것을 마지못해 인정하기 때문에 탐나는 과제를 기꺼이 그에게 넘겨주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보다 높은 메타인지에서는 인간과 다른 동물사이의 차이가 훨씬 더 극명해진다. 오직 인간의 두뇌만이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를 가늠할 수 있다.

인지 심리학자들이 자주 쓰는 말 중에 많이 인용하는 말이 있다. “세상에는 두 가지 종류의 지식이 있다. 첫 번째는 내가 알고 있다는 느낌은 있는데 설명할 수 없는 지식이 있고, 두 번째는 내가 알고 있다는 느낌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완벽하게 설명할 수 있는 지식이다. 후자의 지식이 진짜라고 할 수 있으며 내가 사용 가능한 지식이다.” 이 말을 소개한 김경일 심리학자는 중한 말이 아닐 수 없다고 하면서 덧붙인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정말 쓸 수 있는 것이 되려면 이른바 설명하기 방식을 통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현실적인 것과 비현실적인 것, 필요한 것과 필요 없는 것이 확실하게 구분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구분을 할 수 있기 위해서는 메타인지의 역할이 중요하다.”

세계적으로 교육 강국이라 일컫는 핀란드에서는 이러한 메타인지를 높이는 교육이 잘 이루어지는 국가로 유명하다. 전교 1등이 전교 2등 하는 학생은 물론이고 꼴등하는 학생도 가르치는 ‘상생교육’을 해 나간다고 한다. 심리학자들은 이런 교육 방식이 아이를 천재로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미국의 자기계발서 작가 제프 콜빈(Geoff Colvin)은 《재능은 어떻게 단련되는가?》에서 “최고의 성과자 들이 업무를 보는 동안 사용하는 가장 핵심적인 자기 조절 기술은 자기 관찰이다.예를 들어 평범한 마라톤 선수들은 경기 중에 달리기가 아닌 다른 일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너무 고통스러워 생각을 다른 데로 돌리려고 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최 상위급 선수들은 무시무시할 정도로 자기 자신에만 집중한다. 특히 호흡과 발걸음을 세면서 일정 비율을 유지 한다.”며 이렇게 말한다. 

“정신노동에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최고의 성과자 들은 최고의 마라톤 선수처럼 자기 자신을 치밀하게 관찰한다. 이른바 메타인지라고 부르는 이 능력은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를 파악하고 자기 생각에 대해서 말한다. 메타인지가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끝까지 유지될 때 상황을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메타인지는 새로운 일에 도전하거나 급속도로 발전하는 현대사회에서 달라지는 상황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에게는 메타인지능력이 높을수록 자신의 능력과 한계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만큼 시간과 노력을 적절하게 투자 하므로 효율적으로 관리 할 수 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자연스럽게 누구나 메타인지 능력은 향상되어 간다. 

메타인지는 사람의 무지함을 깨워줄 때 많이 사용되는 개념이다.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하는 것’도 위험하지만 ‘자기가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것’이 더 위험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메타인지를 ‘지식 그 자체’와 같은 뜻으로 이해하는 것보다는 어디까지나 ‘올바르게 인식했는가를 재확인 하는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 오히려 몰라도 된다고 판단했을 때 일지라도 그 근거가 충분하다면 이 또한 메타인지로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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