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군 군서면 만금리에 있는 ‘송촌사 유허비 및 고문서’와 영광읍내에 소재한 ‘단주리 석탑’이 전라남도 지정문화재가 됐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전라남도는 국보 17여종, 보물 137여종, 291종의 구가 지정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또 705여종에 이르는 도 지정문화재를 관리 하고 있다. 137여종의 국가 보물에는 영광 불갑사의 대웅전 및 목조3세불좌상 등 2종이 등재돼있으며 불갑사 참식나무 자생지와 칠산도의 괭이 갈매기, 노랑부리 백로, 저어새 서식지는 국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있기도 하다.

단주리 석탑은 오래 전 87년에 이미 도 전라남도 문화재로 지정된 ‘단주리 당간지주’ 인근 도로 건너편에 세워져 있다. 지붕형상을 하고 있는 옥개석 3개와 몸체를 이루는 탑신석 4개로 구성돼있다. 현재는 5층 석탑의 형상을 지니고 있지만 인근 주민들의 구전에 의하면 원래는 7층 석탑이었다는 설이 있다. 지금의 모습이 다소 불균형해 보이는 게 사실이기에 7층 석탑설이 헛된 얘기는 아닌 듯싶기도 하다.

석탑의 훼손 상태도 심각한 편이다. 4대로 이뤄진 기단 면석도 현재는 2대만 남아있고, 맨 위 옥개석 상부에 찰주공의 흔적은 남아있으나 상륜부는 멸실되었다. 표면의 갑석은 물론 기단과 탑신에 새겨진 우주 문양도 풍화가 심해 본래의 형체를 쉽게 알아볼 수가 없다. 단주리 석탑은 인근에 있는 당간지주와 함께 천작사지 또는 월평사지 터에 있었던 걸로 알려지고 있으며, 통일신라 양식을 계승한 고려시대 작품으로 추정하고 있다.

마모가 심한 단주리 석탑의 전라남도 문화재 지정은 이런 의미에서 다행스런 일이다. 보호 관리가 이제 부터라도 잘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기왕에 문화재로 지정됐으니 석탑에 숨은 시간들을 발굴하는 일도 함께 이뤄졌으면 좋겠다. 단순히 보존만 이뤄지는 문화재는 박제와 다를 바 없다. 문화적, 역사적 의미들을 지역들이 공유하고, 이를 흥미롭게 받아들이는 외지인들이 현장을 찾을 때 문화재는 빛을 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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