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일 칼럼니스트 / 자기계발서작가

사람이 마음먹은 대로 일이 이루어지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얼마나 의지를 가지고 노력 하느냐에 따라 이루어지는 일도 있다. 이런 사람들을 일러 이른바 성공했다고 말한다. 우리 속담에 ‘난봉자식이 마음잡아야 사흘이다.’라는 말은 개인이기 때문에 약속을 잘 못 지키지만 ‘조정공론 사흘 못 간다.’는 말은 국가라는 큰 조직도 별반 바를게 없다는 말이다. 

조선시대 태조 때부터 고종 때 까지 역대 인물들의 전기를 모아 일제 강점기 때 출간한 대동기문(大東奇聞)에 700여명의 인물들을 실었다. 조선시대 민간에서 수집한 이야기를 윤색한 패관문학의 결정판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책이다. 조선 개국 초부터 약 250년 동안의 야사와 설화 일기 수필 등 광범하게 채록되어있어 귀중한 자료로 인정받고 있는 책이다. 

이 책에 조선중기의 문신 양연은 유명한 세종 때의 문신 양성지(의 손자로 젊은 시절 음직으로 관직에 나아갔으나 별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해 존재감이 별로 없었다. 나이가 40이 되어 늦은 나이에 문과에 도전하기로 맘먹고 북한산 중흥사로 들어다. 공부를 시작하면서 왼손을 쥔 채 문장을 이루지 못하면 펴지 않으리라고 맹세했다. 일 년 남짓 지나자 문장의 이치를 꿰뚫어 통하게 되었다. 그래서 과거에 도전했는데 다행스럽게 급제했다. 급제한 날 드디어 쥐었던 손을 펴보니 손톱이 손바닥을 뚫고 있었다(爪甲穿掌)고 했다. 일 년 넘게 손을 쥐고 있으면 손톱이 손바닥을 뚫을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일 년 넘게 손을 쥔 채 공부에 전념 했다는 것이 보통 인간으로서 놀라운 사실이다. 정신일도(精神一到) 하사불성(何事不成)이 이를 두고 한 말 같다. 

처음에 다짐했던 계획이 날이 지날수록 희미해지는 것은 여러 가지 핑계가 될 수는 있지만 본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너무 거창한 목표를 세워 감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주변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이루지 못하는 등 원인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이런 모든 것들이 치밀하지 못한 계획이나 나태함에서 오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결단력과 의지부족이 가장 많으므로 변명에 불과하다. 

조갑천장과 비슷한 말로 ‘현량자고(懸梁刺股)’가 있다. 현량은 대들보에 상투를 매달고 공부를 한다는 말이다. 동한시대에 손경이 졸음을 쫓기 위해 상투를 대들보에 매달았다. 졸면서 고개가 숙여지면 상투가 잡아당겨지므로 졸음을 쫓기 위해서다. 자고는 송곳으로 허벅지를 찔러가며 공부하는 방법인데 전국시대 유세가 소진도 이런 방법을 썼다. 

인생은 누구나 목적의식이 뚜렷하면 이런 끈기를 발휘한다. 무슨 일이든지 이루고자 하는 목적이 분명하면 그 목표를 향해 미쳐볼 필요가 있다. 일이 이루어 질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어떤 목표를 가지고 몰두한다는 것은 그 가치가 아름답게 보인다. 조갑천장이나 현량자고나 내가 하고 싶은 목적을 향해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하면 반드시 성과는 나타날 것이다. 마음만 먹고 실행이 없으면 말 그대로 공염불에 불과하다.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은 최선을 다하기도 하지만 실패해도 다시 도전하는 의식을 가지고 있다. 실패 했다고 포기해 버리면 포기한 인생이 되지만 실패했지만 다시 도전해서 성공하면 성공한 인생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성공과 실패는 백지 한 장 차이라는 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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