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일칼럼니스트 / 자기계발서작가

정작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먼저 보잘 것 없는 것부터 투자하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전국시대 연(燕)나라 소왕(昭王)은 제(齊)나라와 싸워 패하는 바람에 국운이 형편없이 기울어가고 있었다. 매일 어떻게 하면 부국강병(富國强兵)을 달성해 제나라에 복수할까 하는 마음뿐이었다. 

고민 끝에 지혜가 많다는 곽외(郭隗)를 불러 의견을 구하고자했다. 소왕 앞에 나온 곽외는 계책을 말씀 드리기에 앞서서 먼저 이야기를 하나 들려 드리겠다고 하자 소왕은 흔쾌히 허락 했다. 

“옛날 어떤 임금이 하루에 천리를 달릴 수 있는 명마를 천금에 구한다고 온 나라에 공포했습니다. 그러나 삼년이 지나도 명마는커녕 누구하나 말을 가지고 오는 자가 없었습니다. 왜 없었을까요?” “글쎄요! 세상에는 그런 말들이 없지는 않았을 텐데.” “물론이지요. 그런데도 명마를 구하지 못한 이유는 엉뚱한 곳에 있었습니다. 말 한 마리에 천금이라는 거금을 주고 산다는 말을 믿지 못하거니와 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임금의 위세에 눌려 말 값을 정말로 받을지 의구심이 앞섰기 때문에 나타나지 않았던 것입니다.” “듣고 보니 그런 생각도 들것 같기도 합니다.” “그렇습니다. 어쨌든 임금이 명마를 못 구해 안타까워하자 시종이 호기롭게 나서며 ‘제가 가서 구해 오겠습니다.’ 하고 자청했습니다. 그래서 임금은 시종을 믿고 천금을 주자 그 돈을 가지고 나간 시종이 3개월을 돌아다닌 끝에 겨우 명마가 있는 곳을 찾아내 급하게 갔으나 직전에 말이 죽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시종은 그 죽은 말뼈를 살아있는 말의 절반인 오백 금을 주고 사서 돌아왔지요.” “아니 아무 소용도 없는 죽은 말뼈를 오백 금이나 주고 사왔단 말이요?” “바로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보통이지요. 임금도 어처구니도 없고 화도 나서 ‘내가 원하는 것은 살아서 하루에 천리를 달릴 수 있는 명마를 원했지 죽은 말뼈에 오백 금을 주다니!’ 하며 노기 띤 얼굴로 시종을 죽이려고 했습니다. 그러자 ‘나를 죽이더라도 며칠만 참으시고 보십시오.’했습니다. 이렇게 죽은 말뼈를 오백 금에 사 왔다는 소문이 퍼지자 며칠 되지 않아 천리마를 가진 사람들이 몰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전하께서는 제 이야기를 어떻게 생각 하십니까?”

곽외의 이야기를 들은 소왕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이 없었다. 자기에게는 의미심장한 이야기 다. 임금의 숙고하는 기색을 살펴가며 곽외는 정작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꺼낸다. “전하께서 정말로 특출한 인재를 원하신다면 먼저 부족한 저를 등용하십시오. 그러면 곽외 같은 별볼일  없는 사람도 우대하니 나 정도는 쓰지 않겠는가 하면서 많은 인재들이 올 것입니다.” “참으로 기발한 헌책입니다.” 소왕은 곽외를 칭찬하며 즉시 등용해 대 저택을 지어주며 스승으로 모시고 극진히 대접했다. 

이 소문이 삽시간에 퍼지자 학문이 높고, 지혜가 많고, 무용이 뛰어난 걸출한 인물들이 사방에서 몰려들었다. 위나라에서는 명장으로 이름난 악의(樂毅)가 제나라에서는 변설가 추연(鄒衍)이 조나라에서는 변론가 극신(劇辛) 등이 있으며 그 외에도 많은 인물들이 모여 들었다. 

연 소왕은 이 일을 계기로 부국강병의 목적을 이루었으며 진나라 초나라와 연합해 제나라에 복수하고 잃었던 옛 영토를 되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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