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3월10일 오전 11시21분, 헌법재판소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인용했다. 이처럼 국가 최고 지도자라 할 수 있는 대통령이 심판 받는 일은 의외로 드물지 않게 발생해 왔다. 그렇다면 세계 정상들의 탄핵 사례는 무엇이 있을까?

브라질/브라질 사상 첫 여성 대통령으로 높은 인기를 얻으며 재선까지 성공한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하지만 재선 당시 국영은행 자금으로 정부의 재정 적자를 조작했다는 혐의로 2016년8월 탄핵됐다.

인도네시아/압두라만 와히드 전 대통령은 인도네시아에서 민주적인 선거로 뽑힌 첫 대통령이다. 집권2년 만인 2001년, 공금 횡령 등 부패 혐의와 경제 및 정치적 위기에 대한 무능력을 이유로 탄핵되고 말았다.

페루/각종 부패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일본으로 도피, 사퇴 의사를 밝힌 페루의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 결국 2000년11월 의회의 탄핵으로 10여 년의 집권을 마무리했다. 현제는 선거조작, 부정 축재 등으로 25년형을 선고 받고 수감생활중에 있다.

이외 리투아니아의 롤란다스 팍사스, 베네수엘라의 카를로스 안드레스 페레스, 에콰도르의 압달라 부카람 등도 탄핵으로 불명예스럽게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었다.

그런가하면 탄핵안이 발의된 후 사임을 결정한 대통령도 있다.

미국의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그 대표적인 인물이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하원에서 탄핵 소추안이 가결되며 여론의 압박이 커지자 닉슨은 1974년8월, 역사상 처음으로 임기 중 사임을 결정했다.(닉슨의 재선을 위해 민주당 선거 사무실에 도청 장치를 설치한 사실이 발각된 사건)

또한 파라과이의 페르난도 루고, 필리핀의 조지프 에스트라다, 브라질의 페르난두 콜로르 지 멜루 전 대통령 역시 탄핵안 발의 후 여론의 압박에 스스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반면 탄핵안이 부결된 대통령도 있다.

스캔들 관련 위증 혐의를 받은 미국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비롯해 러시아의 보리스 옐친, 파라과이의 루이스 곤살레스 전 대통령 등도 탄핵안은 발의됐지만 의회에서 부결, 직무를 유지한 바 있다.

우리나라의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4년, 선거법 위반과 측근비리 등으로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되긴 했지만 헌법재판소에서 이를 기각, 직무에 복귀하게 됐다.

탄핵과 하야를 모두 겪은 이도 있다. 바로 우리나라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 이 전 대통령은 1960년 4. 19혁명을 계기로 하야를 선언했는데, 앞서 1925년에는 임시정부의정원에 의해 탄핵, 대한민국임시정부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난국수습과 대업의 진행에 하등 성의를 다하지 않을 뿐 아니라, 허황된 사실을 마음대로 지어내 퍼뜨려 정부의 위신을 손상하고 민심을 분산시킴은 물론이어니와, 정부의 행정을 저해하고 국고 수입을 방해···]

- 대한민국임시정부공보 42호 中 이승만 탄핵 사유 -

이렇듯 국내외 대통령들은 다양한 사유로 심판대에 오르고는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초로 파면된 현직 대통령’이란 불명예스러운 타이틀로 그 역사를 장식하게 됐다.

헌법재판소 이정미 재판관은 3월13일 퇴임식에서 “참으로 고통스럽고 어려운 결정이었다. 하지만 이번 진통을 통해 우리 사회가 보다 자유롭고 평등하며, 보다 성숙하게 거듭나리라고 확신한다”면서 “이제는 분열과 반목을 떨쳐내고 사랑과 포용으로 서로를 껴안고 화합하고 상생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제 '大韓民國'은 다시 시작입니다.

유창수 기자  news@ygweekly.com

<저작권자 © 영광군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