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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의 觀風] MZ세대에 20세기 병영문화를?김 성 시사평론가
영광군민신문 | 승인 2024.06.25 16:53 |

6월 6일 현충일 오전, 현역 장병 부모 모임인 ‘아프지 말고 다치지 말고 무사귀환 부모연대(약칭 무사귀환 부모연대)’와 군인권센터는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무사귀환 부모연대는 현역 장병 부모 200여 명이 온라인에서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단체로 이날 참석한 부모 50여명은 검은 옷을 입고 국방부를 향해 ‘반복되는 사망사건 국방부를 규탄한다’, ‘은폐축소 어림없다 진상규명 착수하라’고 구호를 외쳤다. 집단 괴롭힘으로 2022년 사망한 병사의 아버지는 “일이 터질 때마다 진실을 제대로 밝히지 않고 넘어가니까 사람 목숨 귀한 줄 모르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 수사해서 아이들 좀 그만 죽여달라”고 했다고 한겨레신문은 보도했다.

“아이들 좀 그만 죽여라”
지난 5월 한 달 동안 2명의 훈련병이 군에 입대한지 얼마 되지않아 숨졌다. 1명은 수류탄 훈련 중 숨졌고, 1명은 규정을 넘어선 군기훈련(얼차려)을 받다가 세상을 떠났다. 그들이 훈련을 무사히 마쳤더라면 최일선 돌격부대의 전투요원이 되었거나, 오늘날 본격화되고 있는 드론전쟁에서 최우수 조종대원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꽃도 피우지 못하고 세상과 작별을 고했으니 너무나 안타깝다. 언론의 비판은 끊이지 않았다. 군을 질책하는 정치권의 반응도 꼬리를 물었고, 급기야는 대통령에까지 이르렀다. 보수성향의 조선일보는 “훈련병의 장례식이 있던 날 여당은 22대 의원 연찬회를 핑계로 왁자한 건배와 구호, 대통령의 어퍼컷이 나와도 괜찮다고 생각한 걸까. (숨진 훈련병이) 국가엔 일개 병사일지 몰라도, 부모에게는 이 세상 전부이고 우주다. 술이 돌기 전 짧게 묵념이라도 했다면 ‘가짜 보수’ 소리는 듣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6월 5일자 [김윤덕 칼럼] ‘어퍼컷’ 날리기 전에 묵념을 했더라면)

조선, 軍政 문란으로 망해
국민개병제를 실시한 조선시대에도 군대를 기피하는 사람이 많았다. 특히 후기 삼정의 문란때 가장 심했다. 조선 후기 문신인 김대근은 군정(軍政)의 해결책으로 ‘일 없이 한가로이 지내는 장정들의 병역기피를 방지하고 병역면제를 핑계로 돈을 함부로 징수하지 말 것’을 시정책으로 제시했다.(1862년 삼정구폐책三政救弊策에서) 군정의 폐해와 관련된 슬픈 역사도 있었다. 강진 노전 마을에 사는 백성이 아들을 낳자마자 관아는 사흘만에 군보(軍保)에 편입시켰다. 군보란 군대에 가지 않는 대신 매달 군포(軍布) 1필 수준의 세금을 내는 것이다, 이것을 못 냈다고 소를 빼앗아 가자 이 백성은 자신이 성기를 자르고 “내가 이 물건 때문에 곤액을 받는다”고 절규했다. 그의 아내가 잘린 성기를 가지고 관아에 찾아가 눈물로 호소하려 했으나 문지기가 그녀를 막았다. 다산 정약용이 강진에 유배 중일 때 그 지역에 있었던 실화를 ‘애절양(哀絶陽)’이라는 시에서 소개한 것이다. 다산은 그러면서 “첨정해 군포를 거두는 폐단(黃口簽丁, 황구첨정)이 고쳐지지 않으면 백성들은 모두 죽어갈 것이다”고 개탄했다. (임형택. 이조시대의 서사시1(개정판), ㈜창비. 2013.) 병역의무제가 고관대작, 양반가에서는 오히려 기피로, 서민들에게는 민생의 생사를 가리는 ‘이현령비현령’ 정책이 됐다. 이러한 폐단 때문에 조선은 망국의 길을 가게 됐다. 병역기피는 6·25전쟁때도, 심지어는 오늘날에 있어서도 여러가지 이유를 붙여 일부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 되다시피 하고있다.

첨단전쟁 대비 배치 필요
그런데 오늘날의 시대적 상황은 크게 바뀌었다. 출생률이 낮아지면서 징집가능 인력이 줄어들어 앞으로는 모든 청년들이 현역병으로 입영하지 않으면 50만명의 군병력도 유지하기 어렵게 된다. 1991년 걸프전 이후 2022년부터 계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르기까지 전쟁의 양상도 미사일전, 드론전, 무인로봇전 등 각종 첨단무기 전쟁으로 진화하고 있다.
하여 모든 군인들은 육·해·공군의 기본적인 전투능력 외에도 다양한 전쟁형태에 대비해야 한다. 평발이나 부정시 등의 청년들도 새로운 전쟁에 대비해 각자 능력에 맞는 임무를 수행해야지 이를 핑계로 병역을 면제받던 시대는 끝났다.

이제 우리 강토를 지키는 주력은 병사·하사관부터 초급 지휘관에 이르기까지 모두 MZ세대이다. MZ세대는 우리나라 5000년 역사 이래 가장 지적 수준이 높고, 민주주의 사회에 철저히 적응된 세대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AI시대를 맞아 구직의 어려움을 안고 있고, 복잡한 사회구조 때문에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있기도 하다. 이들에게 20세기식 병영문화를 강요하는 것은 ‘고문관’이 되라는 거나 마찬가지이다. 기억하기 싫은 군대경험만 남겨줄 수도 있다. 따라서 이제는 배경없는 청년이나 군대를 간다는 불만을 갖지 않도록 해야 한다. 18개월의 세월이 시간만 죽이는 복무기간이 되도록 해서는 안된다. 군 생활 중에도 학업의 연장이 가능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내실있는 ‘경험의 장’이 되도록 혁신해야 한다. 국민도 군대생활 ‘고생’을 당연시 여겼던 과거 군사문화 추억일랑 다 잊고 국토방위를 수행하는 청년들에게 존경심과 배려심을 가져야 한다.

MZ세대에 맞는 훈련 필요
첫째, 훈련병 교육부터 전문화가 필요하다. 과거 세대와 달리 민감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MZ세대에게 새로운 시대에 맞는 훈련방법이 필요하다. 이번 사고도 입대 겨우 9일째로 병영생활에 익숙하지 않은 훈련병에게 완전군장 선착순 구보에 엎드려뻗쳐 등 규정을 넘어선 군기훈련을 실시하면서 일어났다. 하여 신병 훈련을 일반 지휘관에게 맡길 게 아니라 훈련병의 역량을 잘 파악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춘 교관들이 해야 한다.

둘째, 군기훈련은 지휘관과 하사관도 훈련병과 함께 해야한다. 훈련은 같은 소대원, 중대원이 작전에서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것이 목적이다. 잘못된 일을 하면 군기훈련으로 벌을 준다고 할 것이 아니라 지휘관과 소속 대원이 함께 책임을 진다는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번에도 지휘관이 공동책임 차원에서 함께 뛰었더라면 훈련병의 건강상태를 옆에서 잘 지켜보면서 이런 불상사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무에서 유 창조”는 옛말
셋째, 군인복지를 혁신해야 한다. 그동안 군대는 ‘안되면 되게하라’,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문화를 미덕으로 여겨왔다. 그러나 이제는 병사들의 사기를 높이는 복지제도를 과감히 도입해야 한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 사회는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소비재를 최고의 상품으로 여겼었다. 그런데 이제는 우리나라도 선진국이 됐다. 따라서 우리도 이제 장병들에게 민간보다 더 우수한 개인용품을 보급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불량 방탄복, 불량 군화에 수준 낮은 소모용품이 공급돼 적발되기도 했다. 이래가지고선 강성 국군이 될 수 없다.

넷째, 남녀 공동체 삶에 대한 인성교육이 강화되어야 한다. 우리는 선진국가 중에서 남녀불평등이 여전히 남아있는 국가로 지목받아 왔다. (1월 25일자 본란 ‘성평등-내집마련-근로시간 단축’이 저출생 해결책) 그런 가운데 남녀 장병이 함께 병영생활을 하며 군사작전을 수행하게 됐다. 이제는 장병들이 평등사회에서 남녀가 계급에 따라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는 조직원이라는 것을 동의하는 인성교육이 강화되어야 한다.

올바른 위계질서 확립도
다섯째, 지휘관은 현장 상황에 맞는 지휘력을 갖춰야 하고, 잘못된 지시에는 자기 의사를 분명히 밝히는 단호함이 필요하다. 해병대 채상병 사건의 경우 사단장은 현장 바깥에서 “물속에 들어가서 정밀수색을 하라”고 명령했다고 한다. 그렇더라도 현장에 있던 지휘관이야말로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전투상황도 아닌 실종자 수색으로 부대원을 희생시킬 수 없다”고 단호하게 거절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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