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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의 觀風]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추진해야김 성 시사평론가
영광군민신문 | 승인 2024.07.02 18:53 |

22대 국회가 개원한지 한 달이 다 되도록 반쪽으로 열리고 있다. 국회는 지난 5일 사상 최초로 야당 단독으로 개원해 국회의장을 선출했다. 개원 6일째인 11일에 야당 의원만 참석해 11개 상임위원장을 뽑자, 등원을 거부하고 있던 국민의힘은 제헌 국회 이래 가장 빨리 국회의장 사퇴 촉구 결의안을 발의했다. 더불어민주당 출신인 국회의장이 중립의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22대 국회는 한 달도 채 못 되어서 2개의 신기록을 남겼다. 국정을 책임진 여당인 국민의힘은 21대 국회때도 88일만에 국회의장 사퇴 촉구 결의안을 낸 바 있다. 먹혀들지도 않을 일을 계속하고 있다.

소꿉장난 같은 다툼 되풀이
도대체 왜 아이들 소꿉장난만도 못한 다툼이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에서 끊이지 않는걸까. 갈등은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과 여당이자 제2당인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 자리를 서로 차지하겠다고 다투면서 비롯됐다. 민주당은 ‘법’대로 본회의에서 투표로 정하자는 것이고, 국민의힘은 그동안 내려온 ‘관행’대로 국회의장은 다수당이, 법사위원장은 제2당이, 운영위원장은 여당이 맡아야 한다는 주장으로 맞섰다. 법사위원회는 각 상임위원회에서 넘어온 법안의 체계·자구심사와 탄핵소추에 관한 사항을 심의해 본회의에 넘기는 길목에 있는 상임위원회이다. 그래야 견제와 균형이 유지된다는 게 국민의힘 주장이다. 운영위원회는 대통령실 등을 심의하는 상임위원회이므로 여당이 맡아야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보다 현실적이다. 21대 국회때 다수당이었으면서도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을 맡아 법안상정을 지연시키거나 방해했기 때문에 개혁입법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22대 총선에서 유권자들이 야당을 3분의 2에 가까운 192명이나 뽑아준 것은 개혁드라이브에 박차를 가하라는 명령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아 더이상 실수를 저지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같은 민주당의 태도는 ‘이재명 지키기’에서 비롯됐으며, 민주당이 입법독재의 길로 가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민주당과 그밖의 야당은 구성이 끝난 11개 상임위원회를 열어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거부권 행사)한 채상병 특검법 등과, 양곡관리법, 간호사법 등을 재심의해 법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상임위원회 출석을 거부하면서, 야당만으로 쟁점법안을 통과시키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하겠다고 했다.

“관행…” 주장 국민도 불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국회에 들어오지 않으면 국민의힘 몫으로 비워둔 7개 상임위원장 자리도 야당이 챙기겠다고 했다, 또 국회의장도 산적해 있는 민생관련 법안들을 무한정 미루어 둘 수 없다고 압박하자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 자리를 1년씩 여야가 번갈아 가면서 운영하자”고 제안했다. 민주당은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협상에 응할 수 있다”고 맞받아쳤다. 양당이 서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안을 주고받고 있는 것이다. 국회가 개원하면 일반적으로 장차관들은 국회의원들을 설득해서 정책이 통과되도록 안간힘을 쓰게 마련이다. 그러나 야당만으로 국회가 운영되자 국민의힘과 용산 대통령실 눈치를 보는 때문인지 거의 출석하지 않고 있다. 야당은 청문회 형식을 빌려 장차관을 증인으로 채택하고, 여기에 응하지 않을 경우 법적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법을…”, “관행…”을 각기 내세우며 절름발이 국회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국내적으로는 저출생 · 부동산 · 물가 문제와, 용산-야당간 갈등, 민주당-국민의힘 갈등, 민주당 이재명 대표 재판을 둘러싼 지루한 갈등 등이 놓여 있다. 국제적으로도 푸틴-김정은 동맹 강화, 미-중 갈등,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자원 전쟁, 반도체 전쟁 등 불안정한 상황이 숨가쁘게 전개되고 있다. 여기에 입법부와 행정부까지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으니 국민들은 얼마나 불안해 하고 있겠는가.

필자는 22대 총선이 끝난 직후 걱정되는 일들을 예견한 바 있다. 첫째 거대 양당 때문에 22대 국회에서도 극한 대립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둘째 국회 의사결정 지연으로 국내·외 경쟁력이 약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국회의원 특권과 관련해서는 더 많은 짝짜꿍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 첨예한 정쟁이 벌어지면 일치된 당론때문에 국회의원들의 활동이 제한되어 불만이 고조된다. 이럴 때 달래줄 ‘사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셋째 지난해 국민의힘이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구속시키려고 안간힘을 썼던 불체포특권 폐지나, 국회의원 주민소환제 도입 같은 유권자 요구사항들이 22대 때도 통과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았다.(2024. 05. 02 본란 ‘경상도당’ 국민의힘이 ‘전국정당’이 되려면 참조)

‘특권 줄이기’ 포함시켜야
한편 국민의힘이 24일 의원총회에서 국회 등원을 결정했고, 민주당 역시 쟁점법안들을 야당 단독으로 모두 처리했다간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에 여야 협상의 결과가 국회 정상화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파구가 뚫리지 않아 민주당이 단독처리를 하게 된다면 국민이 박수칠만한 법안도 함께 처리해야 한다고 본다.

그것은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이다. 이는 총선에서 여야가 모두 공약했던 사항이다. 특검이나 대통령 거부권과는 달리 국회 내부의 문제이므로 이 일도 함께 처리하는 게 온당하다.

그렇다고 불체포특권 폐지와 국회의원 세비 삭감, 주민소환제 등을 한꺼번에 처리할 것을 기대하는 것은 언감생심 꿈도 못 꿀 일이다. 또 스웨덴의 수준에 맞춘다거나 고위공무원과 크게 차이를 두는 것도 현실적이지 않다. 과거에도 여야가 협상과정에서 누더기를 만들어 놓거나, 거의 합의해 놓고서도 통과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차근차근 하나씩 처리해 나가는 게 최선책이다.

‘황정아 법안’, 개혁의 출발
5월 29일 22대 국회가 개원한 이래 6월 21일까지 국회에 접수된 의안은 모두 825건이다. 이 가운데 국회법을 개정하자는 의안은 21건이었다. 그러나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와 관련된 순수한 의안은 단 1건에 불과했다. 아무리 여야 정쟁 중이라곤 하지만 국회의원들이 특권을 내려놓는 데에 얼마나 무관심한지 알 수 있다.

그 1건은 민주당 황정아 의원(대전 유성구을) 등 13명이 제출한 ‘국회의원의 보좌직원과 수당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과 ‘국회법 일부개정법률안’이다. 이 법안은 국회의원에게도 무노동·무임금 원칙을 적용하고, 국회를 항상 열어 ‘일하는 국회’를 지향하자는 내용을 담고있다. 즉 ‘국회의원의 보좌직원과 수당 등에 관한 법률’에서 제9조의2(수당 등의 감액)를 신설해 ‘국회의원이 국회 본회의, 위원회 또는 소위원회, 국정감사, 국정조사에 출석하지 않으면 다음 월에 지급될 수당, 입법활동비 및 특별활동비에서 그 결석한 월간 회의 일수 1일당 100분의 10을 감액해 지급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결석을 밥먹듯 하면서도 각종 수당 등을 모두 챙겨가는 행태를 막겠다는 뜻이다. 

‘국회법’ 개정안도 제5조의2 제2항 제1호 본문을 ‘매월 1일(정기회 기간은 제외하며, 12월은 정기회 종료 후 3일 이내) 임시회를 집회한다’로 바꿔 상시 국회 운영체계로 만든다는 것이다. 상시 국회는 과거 19대 정의화 의장 등 여러 국회의원들의 희망사항이기도 했다. 또 제48조의3을 신설해 ‘의장은 상임위원이 소속 상임위원회의 회의에 정당한 사유 없이 회기별 전체 회의 일수의 100분의 30 이상을 참석하지 않으면 해당 상임위원을 개선할 수 있다’로 한다는 것이다.

국회의원이 가지고 있는 엄청난 특권에 비하면 이 개정안들은 극히 사소한 제재에 불과하다. 그러나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 속담처럼 발을 떼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황 의원이 이런 법안을 제출할 수 있었던 것은 그녀가 꼼꼼한 우주과학자 출신이고, 국민으로부터 국회의원의 지나친 특권을 귀가 닳도록 들어온 새내기 국회의원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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