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일 칼럼니스트 / 자기계발서작가

예로부터 국가의 지도자로서 국가와 백성을 잘 다스리기 위해 애쓰는 지도자의 모습은 고사성어로 많이 전해진다. 

그 중에서도 동양에서 가장 많이 읽힌 삼국지에 훌륭한 인재를 구하가 위해 세 차례나 방문했다는 삼고초려(三顧草廬)를 한 유비(劉備)와, 귀한 손님이 찾아오면 식사 중에나 머리를 감다가도 중단하고 영접했다는 토포악발(吐哺握發)의 주인공 공자(孔子)가 가장 존경했다는 주공(周公)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보다 훨씬 앞서 중국 최초 역사시대 하(夏)나라 왕조 시조 우왕(禹王) 에게도 비슷한 성어가 있다. 우왕은 요순(堯舜)의 성군을 이어 천자(天子)가 되어 대홍수의 물길을 잡아 치수(治水)공사를 잘 해낸 인물이다. 그는 이 일을 맡아 진행하는 동안에는 자기 집 앞을 지나가면서도 집에 사적으로 들리지 않았다는 과문불입(過門不入)을 13년을 실천한 인물이다. 

그 동안에는 머리카락은 바람에 의해 빗질이 되고, 몸은 비를 맞은 것으로 목욕이 되는 이른바 즐풍목우(櫛風沐雨)의 생활을 견뎌낸 사람이다. 이런 육체적 고통을 견뎌내면서도 손님이 찾아오면 맞이하기 위한 지침이 한 끼의 밥을 먹는데(一饋) 열 번이나 일어나(十起) 손님을 반갑게 맞이했다는 이야기다. 우왕은 그만큼 가족까지도 잊어가며 모든 일을 온통 나라를 위해 집중하고 헌신했다. 

한나라 초기 회남왕 유안(劉安)이 빈객과 방술가 들을 모아 편찬한 《회남자(淮南子)》 〈범훈론〉에 실려 전한다. 학문을 즐겼던 회남왕은 한고조 유방의 손자로 수천 명의 방술가와 빈객들을 불러 제자백가의 학설을 모은 책인데 일종의 백과사전 같은 21권으로 만들어 졌다. 

이 책 범훈론에 우임금의 통치철학의 자질을 묘사한 부분에 이 성어가 나온다. 우왕은 이른바 종고경탁도(鐘鼓磬鐸鞀)라고 하는 다섯 종류의 악기를 설치해 놓고 자신의 의견이나  억울함을 말하도록 했다. 의를 깨우치려면 종(鐘)을 치고, 가르침을 주려면 (鼓)북을 치고, 사건을 말하려면 (磬)경쇠를 두드리고, 근심을 말하려면 (鐸)방울을 흔들고, 억울해서 소송을 할 일이 있는 사람은 (鞀)작은 북을 치라고 했다. 

이렇게 의견을 주는 사람을 비롯해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찾은 사람들을 만나기위에 한 끼 식사 하는 동안에도 열 번이나 일어났고, 한번 머리를 감을 때 세 번이나 머리를 움켜쥐고 나왔다. (一饋而十起 一沐而三捉髮) 우임금은 이런 헌신적인 노력으로 이상적 성대(聖代)의 문을 열수 있었으며 성군(聖君)으로 추앙 받는다. 

국가를 비롯한 어떤 큰 조직이든 작은 조직이든 인재의 중요성을 말한다. 이때 반드시 등장하는 말이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고 한다. 그러나 인사가 있고나면 반드시 뒤따르는 것이 잡음이다. 인사는 아무리 공정하게 한다고 해도 잡음은 생길 수밖에 없다. 흠집투성이인 사람이 먼저 승진하는 것도 문제지만 조그만 흠집이 크게 나타날 때도 있다. 인사에서 잡음을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겠지만 평가를 할 때 객관적(客觀的)으로 역지사지(易地思之)로 평가해서 처리하면 그나마 공정에 가깝다고 할 것이다. 
 

영광군민신문  news@ygweekly.com

<저작권자 © 영광군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