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일_칼럼니스트 자기계발서작가

우리 속담에 “티끌모아 태산”이란 말이 있다. 작은 것이라도 많이 모이면 태산을 이룬다는 말인데 전에는 슬로건처럼 학교에서나 사회에서나 저축을 강조하며 가르친 말이었다. 중국 고사성어도 이와 비슷한 가르침은 여러 가지가 있다. 

90이 다 되어가는 노인이 마을 앞의 산을 옮겼다는 우공이산(愚公移山)이나, 도끼를 쉬지 않고 갈아 바늘을 만들었다는 마부작침(磨斧作針)이나,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져 바위를 뚫었다는 수적천석(水滴穿石)이나, 이슬이 모여서 바다를 이루었다는 노적성해(露積成海)등이 있다. 여기에 하나를 더한다면 새의 작은 깃털이라도 쌓이고 쌓이면(積羽) 배도 가라앉힐 수 있다(沈舟)는 말도 작은 힘이지만 여러 사람이 합치면 큰일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중국에서 춘추시대를 지나 전국시대에 접어들어서는 전쟁이 끊일 날이 없었다. 그래서 부르기를 약 180년(기원전 403~221) 동안을 전국시대로 지칭한다. 전국칠웅(戰國七雄)이라 부르는 진초연제한위조(秦楚燕齊韓魏趙)사이에서 먹고 먹히며 자기 세력을 넓히려고 쓴 전술이 합종연횡(合縱連橫)책이다. 

소진(蘇秦)과 함께 귀곡(鬼谷)선생으로부터 동문수학한 장의(張儀)는 여러 나라 제후를 찾아 다녔으나 자기를 써주는 사람은 없었다. 할 수 없이 당시 최강대국 진(秦)나라에 가서 합종책으로 뭉쳐있는 동맹군을 깨뜨리는 전략으로 연횡책을 진왕에게 설파해 발탁되기에 이른다. 그 뒤 얼마 안 되어 상국에까지 오른다. 

그러나 6국의 합종맹약은 너무 견고해 깨뜨리기가 쉽지 않았다. 숙고한 끝에 진나라 재상을 거짓으로 사직하고 바로 가까이 있는 위(魏)나라로 건너갔다. 몸은 위나라에 있지만 마음속으로는 반드시 연횡을 성사시켜 진나라가 천하 통일하는 것이 목표였다. 시간이 되어 위왕을 만날 때면 늘 설득했으나 통하지 않았다. 자기 능력으로는 통하지 않아 설득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비밀리에 사람을 진나라에 보내 위나라를 공격하라고 했다. 위나라는 진나라에 공격당해 크게 패한 상태인데 얼마 후 합종 동맹국이었던 제나라 공격까지 받게 되자 큰 타격을 입고 있었다. 

이때 또 다시 진나라가 공격해 오자 궁지에 몰린 위나라는 한(韓)나라와 연합해 대항했지만 지원군 한나라는 물론 위나라도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었다. 변설가 장의는 때를 놓치지 않고 패전으로 국력이 쇠약해진 위왕에게 찾아가 연횡의 필요성을 다시 강조하며 말했다. 

“제가 듣기에는 새의 깃털도 쌓이고 쌓이면 배를 가라앉히고,(積羽沈舟) 가벼운 짐도 많이 실으면 수레의 축을 부러뜨릴 수도 있으며 (群輕折軸) 많은 사람들의 입이 모이면 쇠도 녹일 수 (衆口鑠金)있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크고 작은 전쟁을 자주 하다보면 결국 나라는 쇠약해져 망하고 말 것입니다. 그러니 하루 빨리 진나라와 동맹을 맺으십시오. 더 이상 버틸 여력이 없다고 판단한 위왕은 할 수 없이 연횡책을 맺는 최초의 나라가 되었다. 

장의가 진나라를 위해 위왕을 설득하면서 한 말이지만 작은 것이 모여 큰 것을 이룬다는 미덕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다. 그러나 오늘날은 물질이 풍요해지면서 이 말이 점점 퇴색 되어간다. 요즘 자기 행복만을 위해 소비한다는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 현재의 행복을 중요시 하는 생활방식)로 해결 될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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