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일칼럼니스트 / 자기계발서작가

인간은 스스로 떳떳하지 못하면 부끄러워한다. 인간이 자기 잘못된 행동으로 부끄러워 해야 할 것에 대해 시인 윤동주는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라고 했다. 나뭇잎 사이에 이는 바람이면 우리 입김보다도 더 약한 바람이다. 그런 작은 바람에도 윤동주는 왜 그렇게 괴로워했을까. 아마 일제 강점기를 살아가는 지식인으로 도덕적 고뇌를 말한 것은 아닐까?

공자(孔子)는 《논어(論語)》에서 면이무치(免而無恥)를 말하면서 법을 어기고도 형벌을 피한 사람이 부끄러움을 모르는 태도에 대해서 비판했다. 공자는 단순한 도덕적 경고를 넘어서 현대사회에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말이다. 법의 집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거나 불법행위에 대한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사람들은 점차 자신의 행동에 대한 부끄러움을 잃고 이런 일로 결국은 사회의 윤리적 기반이 무너질 수도 있음을 경고한다. 

현대사회에서도 우리는 면이무치 사례를 자주 본다. 면이무치의 사례를 돌아보면 부정부패나 불법적 권력 남용이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공직자들이 권력을 바탕으로 사익을 추구하거나 기업들이 법망을 피해 이익을 극대화 하려는 경우 그들은 자신의 행동에 대해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이들은 부끄러움을 아는지 아니면 몰라서 그러는지는 알 수는 없다. 그들은 유능한 변호사들의 힘으로 법의 심판을 피했기 때문이며 윤리적 기준은 찾아볼 수도 없고 오히려 자신의 잘못을 정당화하려는 태도까지 보이기도 한다. 

이렇게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면이무치 현상이 만연하면 사회는 점차 도덕적 기준은 저하되고 법과 질서는 더 이상 존중받지 못하며 사람들은 잘못된 행동을 해도 괜찮다는 인식을 갖게 될 위험성이 크다. 이로 인해 개인의 윤리적 책임감이 희석되고 사회의 신뢰와 공정성이 손상되어 간다. 잘못을 저지르고도 법망을 피했다고 부끄러워하지 않으면 법집행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다. 법이 공정하게 집행되지 않으면 사람들은 법을 존중하기 보다는 피하는 방법을 찾게 되고 나아가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들게 되므로 사회적 혼란과 불신을 초래한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부끄러움을 알기 위해서는 우선 법의 공정한 집행이 필수적 이어야 한다. 법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하며 위반에 대해서는 합당한 처벌이 반드시 이루어 져야 한다. 이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기본 원칙이며 사회의 윤리적 기준을 지키기 위한 중요한 요소이다. 

공자의 면이무치가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2500년이 흐른 지금에 와서도 유효하다. 법을 어기고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태도는 사회의 윤리적 기반을 흔들고 결국은 모두에게 해악으로 작용하니 공정한 법 집행과 도덕적 교육을 통해 면이무치의 위험성을 이겨내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나가라는 이야기다. 

교육을 통해 도덕적 감각을 일깨우며 법망을 피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고 윤리적 기준을 준수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아야 한다. 우리가 윤리의 사회적 감각을 알 때 비로소 건강한 사회가 만들어 진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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