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일칼럼니스트 / 자기계발서작가

중국 삼국시대(三國時代)에 제갈량(諸葛亮)은 위(魏)나라를 치기위해 군사를 이끌고 기산으로 진격했다. 이에 맞선 조조(曹操)는 영원한 제갈량의 적수 사마의(司馬懿)를 파견해 산기슭에 진을 치고 대치하게 했다. 제갈량은 승리하기 위해서는 군수물자 수송로인 가정(街亭)을 수비해야 했다. 그때 의욕이 넘치는 마속(馬謖)이 자원하고 나섰다. 마속은 제갈량과 가장 친한 마량(馬良)의 동생이기도 했다.

제갈량은 경험이 적고 나이가 맘에 들지는 않았지만 계속되는 마속의 간청에 중대한 일을 허락한다. 제갈량은 재삼 당부하기를 반드시 기산의 기슭을 굳게 지키라고 명했다. 그러나 마속은 제갈량의 명을 어기고 아래가 잘 보이는 산 정상에 진을 쳤고 산기슭에는 마속의 군대와 싸울 사마의의 군대가 진을 치게 된다. 시간이 흐르자 마속의 군대는 식량과 물 부족으로 인해 사마의에게 대패하고 겨우 목숨만 살아 도망한다. 

대패하고 겨우 몇 명만 살아 돌아온 마속을 죽여야 한다와 목숨만은 살려야한다는 등 장수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했다. 이때 제갈량은 결단을 내린다. “아끼는 사람일수록 군율을 엄격하게 적용해 처단해야 한다.”고 하면서 가차 없이 목을 베고 밤새 울었다. 

제갈량의 애절한 결단은 후세 사람들에게 ‘눈물의 정의’라는 상징적 교훈을 전하며 리더로서 지켜야할 공정함과 헌신의 의미를 깊이 새기게 하는 결단이다. 제갈량은 촉한의 재상으로서 항상 공정하고 냉철한 판단력을 유지하려고 애썼다. 촉한의 위기를 극복해 재건하기위해 북벌을 결심하고 신중한 작전을 짜고 모든 군사들에게 철저한 훈련을 명했다. 

마속은 개인적으로 자기와 제일 친한 마량의 동생이기도 하고 일찍이 봐왔던 후배로 앞날이 촉망되는 장수였다. 그러나 겸손하고 신중하지 못해 자만과 오판으로 군사를 이끌다 참패하고 만다. 이 패전으로 인해 촉한을 막대한 피해를 입었고 북벌 기회에 큰 손상을 입게 된다. 일반적으로 패배한 장수를 문책은 하지만 참(斬)하지는 않는 것이 당시 장군들에 대한 보이지 않는 룰 이었다. 그러나 제갈량은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음에도 국가의 군율(軍律)을 지키기 위해 눈물의 참형(斬刑)을 가했다.

읍참마속이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단순히 정의를 내세워 엄격함을 강조함에 앞서 중요한 결정 앞에서 감정과 원칙이 충돌할 때 어떤 선택이 국가에 리더로서 정의에 가까운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도 리더는 강한 결단을 요구받을 때가 있다. 개인적 친분과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공동체 전체를 위해 객관적으로 올바른 판단을 내린다는 것은 쉽지가 않다. 

제갈량의 눈물로 상징되는 ‘음참마속’의 결단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카리스마있는 리더십의 미덕을 보여주는 모범이다. 공정함과 헌신과 그리고 조직을 위한 결단은 감정을 배제한 큰 결단과 더불어 더 큰 책임과 목표를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 있는 진정한 리더의 용기임을 보여주는 교훈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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