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F발전소가 2024년 4월 영광군의 공사 중지 명령으로 7개월째 멈춰 서 있다. 

환경영향평가를 피하기 위해 토석채취량을 축소 보고해 산지관리법 및 환경영향평가법 위반 등으로 SRF반대대책위로부터 고발을 당했고, 이에 영산강유역환경청이 영광군에 공사 중지 명령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2016년 12월 영광군과 투자협약 MOU를 체결하고 2017년 1월 실시계획인가를 신청하면서 전라남도로부터 3MW 규모의 바이오에너지 발전사업 허가를 받았다.

2017년 6월 영광군은 이 사업에 대한 실시계획인가를 고시했고 7월부터 부지 조성공사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 업체는 2017년 11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9.9MW 규모의 SRF열병합발전소로 사업 허가를 받고 2018년 3MW 바이오에너지 사업을 전라남도에 반환했다. 당초에는 3MW 규모의 친환경 바이오매스를 소각하는 사업이었지만 2017년 산자부로부터 SRF라는 고형연료를 사용하는 산업쓰레기 소각사업으로 변경한 것이다. 이런 상황들은 2019년이 돼서야 대외에 알려졌고 결국 주민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치게 됐다.

2022년 12월 SRF연료사용에 대한 행정소송에서 영광군이 최종 패소하면서 급속도로 건축공사가 진행됐지만 사업의 시작단계에서부터 위법한 사실들이 드러나면서 결국 공사 중지 명령를 받았다.

<군관리계획시설 규정 위반> 
첫 번째로 이 사업은 군관리계획시설 규정을 위반하고 추진됐다. 

해당 부지는 2002년 군관리계획시설의 발전부지(전라남도 고시 2002-116호)로 지정됐다.
군관리계획시설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군민들에게 필요 불급한 공공성 ▶건축 규모의 적정성의 우선 ▶주민들의 충분한 의견 수렴 ▶군 의회와의 사전 협의 등이 선행돼야 한다.
해당 사업은 폐기물에너지(SRF고형연료 사용시설)시설, SRF고형연료 제조시설로써,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군관리계획의 변경이 선행됐어야 한다. 하지만 영광군의 모든 행정처분은 2017년 6월 3MW 바이오에너지 발전 사업을 기준으로 행해졌으며 2017년 11월 SRF발전사업을 취득한 이후에도 같은 규정을 적용했다.

영광군은 지역 내에 필요성이 전혀 없는 환경오염 물질 배출시설에 대해 공공성과 적정성 등에 대한 검토나 심의 결정이 없이 특정 사업자에게 편의를 제공했다. 무엇보다도 주민들의 의견수렴 등 절차적 정당성이라는 중대한 사항이 완전히 무시되고 밀실에서 권한을 남용한 것이다. 

또한, 별도의 인허가를 받아야 할 시설인 SRF 제조시설을 부대시설로 간주하고 2020년 1월 폐기물처리사업 계획을 조건부 허가함으로써 중대한 행정적 과실을 범하게 됐다. 이러한 모든 처분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43조 1항에 따른 군관리계획시설 변경의 절차가 무시된 특혜성 사업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

<환경영향평가를 피해 가기 위한 사업자의 편법>
2024년 3월에 있었던 영광군의 자체감정 결과에서도 토석채취량이 허위보고 된 것을 확인했다. 

관할 행정부처인 영산강유역환경청은 2024년 1월 ‘환경영향평가 대상임에도 협의를 거치지 않고 사업을 승인’해 ‘사전공사의 금지 규정을 위반’ 했다며 영광군에 공사 중지 명령을 요청했다. 이에 업체는 출력을 9.9MW에서 9.3MW로 축소 신고해 환경영향평가를 피하고자 했지만 0.6MW의 출력 축소로는 환경영향평가를 피해 갈 수 없었으며 결국 전임 행정은(강종만 전 군수) 2024년 4월 공사 중지 명령을 처분했다. 

결국, 해당 업체에 산지관리법 위반, 환경영향평가법 위반, 사문서위조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으로 고발했고, 업체의 위반 사실을 인지하고도 약식 환경영향평가를 강행한 영광군에도 직무유기, 직권남용 등 법적 고발조치했다.

<약식 환경영향평가의 함정>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 업체는 환경영향평가를 피해 가기 위해 설계도면 위변조 등의 방법으로 토석채취 물량을 영광군에 허위로 보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자와 영광군은 현재 고발된 사건들을 무마할 목적으로 환경영향평가협의회를 구성하고 약식 환경영향평가를 결정했다. 

환경영향평가협의회는 당시 군수 직무대행이던 부군수의 주도하에 반대대책위에서 추천한 사람들은 모두 배제된 채 사전에 준비된 업체 측의 사람들로 구성됐다. 비공개로 진행된 환경영향평가협의회에서는 결국, 사전에 의도한 대로 여름과 가을로 한정한 약식 환경영향평가를 결정하고 통보했다. 

해당 사업장의 위치는 전남 서북부 해안으로써, 인구 밀집 거주지인 홍농읍 방향으로 겨울과 봄에는 북서풍이 밀려온다. 따라서 바다 쪽으로 동남풍이 부는 여름과 가을로 한정해서 실시한다는 약식 환경영향평가는 평가 기준에 상당한 문제점이 노출됐다.

또한, 해당 사업지역 약 17,000㎡는 전략환경영향평가 대상이다. 해당 사업의 부대시설로 설치 중인 SRF고형연료 제조시설은 사업계획 특성상 전기생산의 목적보다는 폐기물 재활용(폐기물처리비용 수수료 수입)이 중요 수입원이 되는 사업으로써 대기오염물질 배출 1종 사업장이다. 특히 주변 지역에 환경, 정주 여건 등 생태환경 및 사회·문화·환경적으로 악영향을 주는 1종 대기오염물질 배출시설에 대해 환경영향평가는 필수적인 것이며 주민과 의회의 의견 청취 등 환경권과 기본권의 이해관계를 반영했어야 했다.

결론적으로 규정 위반과 위법으로 시작된 이 사업은 군민에 대한 무시와 오만함, 그리고 절차적 정당성을 무시한 행정의 특혜로 시작된 사업이다. 

따라서 만약 절차적 하자와 위법 사항이 분명하게 드러날 경우 환경영향평가가 아니라 허가를 취소하고 백지화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열병합발전소인가, 폐기물 처리업인가?>
해당 사업은 발전사업으로 산자부 전기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SRF열병합발전소이다.
열병합발전소란 소각 시 발생하는 열을 회수해 인근 주거지역에 공급하거나 스마트팜 농업에 이용해야 되는 집단에너지인 것이다. 업체는 처음부터 열병합발전소로 허가를 취득하고 주민들에게도 열병합발전소로 홍보해 왔다.

하지만 건축 중인 시설물 등 사업 내용을 보면 소각열 사용에 대한 대책이 없다. 결과적으로는 열병합발전소라는 명칭은 주민들에게 신재생에너지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도구일 뿐 실상은 소량의 전기를 생산하는 쓰레기 소각시설에 가깝다. 해당 업체는 발전시설로 허가를 받고 2020년 영광군으로부터 하루 250톤에 달하는 폐기물종합처리업 조건부 허가를 받아냈다. 즉, SRF고형연료 제조시설의 허가를 받아낸 것이다. 전기판매 보다는 타 지역의 사업장 쓰레기를 받아 소각하는 것이 돈이 더 되기 때문이다.

결국, 이 사업은 열병합발전소라는 이름으로 타 지역의 사업장 쓰레기를 받아 SRF고형연료를 제조하고 소각하는 폐기물 처리업 즉, 쓰레기 소각시설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쓰레기의 발생지 처리 원칙과 공공화>
소각은 쾌적한 환경에서 삶을 영위해야 할 주민들의 환경권, 건강권, 재산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다. 

또한, 환경상, 건강상의 직접적인 피해와는 별개로 SRF쓰레기의 소각으로 인한 이미지 훼손은 영광굴비를 비롯해, 모싯잎송편, 민물장어, 쌀, 천일염, 청보리 및 다수의 축산농가 등 우리 지역 내 농수축산업에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가져올 우려가 크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이 SRF 소각시설이 지역에서 가동됨으로써 용성리 폐플라스틱 처리 공장 설치 시도에서 보듯이 유사한 폐기물 관련 혐오 시설들이 우리 지역에 난립되는 것이다. 원칙적으로 쓰레기는 발생지역에서 처리해야 되며 타지역에서 발생한 쓰레기가 민간사업자에 의해 우리 지역으로 유입되어 소각되어서는 안된다.

정부는 민간에게 떠넘겨진 쓰레기 처리 문제를 공공의 영역에서 해결해야 한다. 민간업자가 시행하는 쓰레기 소각시설은 정제되지 않은 비성형SRF는 연료가 아니라 그냥 쓰레기를 잘게 부순 것일 뿐이며 상대적으로 땅값이 저렴한 지방에 집중되고 있다, 이것은 국민 평등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이자 지방 소멸을 가속화 시키는 요인이기도 하다.

여야를 막론하고 매번 선거 때마다 단골 공약으로 등장하지만 꼭 필요한 법안들은 국회에 계류 중이거나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국가는 매일 넘쳐나는 쓰레기 처리문제에 대해 방사성폐기물 처리에 준하는 폐기물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현실이다.

영광군민신문  news@ygweekly.com

<저작권자 © 영광군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