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가 떠올랐다.

2014년 4월 16일, 팽목항 인근 해역 맹골수도에서 304명의 어린 목숨과 함께 바다에 가라앉은 세월호가 3년이 다 된 2017년 3월 25일에야 제 모습을 드러냈다. 세월호를 뭍으로 실어 나를 반 잠수선박에 선체가 안착, 사실상 인양에 성공했다. 이달 안에 최종 기착지인 목포 신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박근혜 호가 침몰하면서 세월호가 떠오른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를 우연한 일치라 생각하는 국민들은 없다. 대통령 탄핵 심판 결과를 예의 주시하고 있었다는 듯 인용 이후 몇 시간 만에 기자들에게 세월호 인양 관련 메시지가 전달 된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는 일이다.

세월호 인양 과정 내내 가슴을 졸이며 텔레비전 화면에 붙들려있던 국민들은 한결같이 의문한 가지를 품을 수밖에 없었다. 소조기 3일 만에 끝날 인양이 왜 여태껏 3년 동안이나 시간을 끌어야 했느냐는 얘기다. 세 살 먹은 어린아이도 품을 수 있는 당연하고도 상식적인 의문이다.

해양수산부도 그 지연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동안 인양 방식이 바뀌어 새로운 장비가 들어 왔고, 수온이 너무 차가웠고, 풍랑이 심했고…등등. 하지만 잘 납득이 되지 않는다. 3년이라는 너무나 길고도 충분한 시간이 주는 의미 때문이다. 청와대가 해양수산부에 세월호 인양에 관련된 정무적 판단을 요청한 문건이 발견되기도 했다.

세월호 유족들은 세월호 인양은 세월호 사건의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말한다. 너무나 많은 의혹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월호 사건 은폐는 물론 인양을 지연시킨 검은 세력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이뤄지고 마땅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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