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통령선거가 시작되었다.

지난 겨울 광장에서 펼쳐졌던 이른바 ‘빛의 혁명’으로 윤석열이 파면되고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는 것이다.

광장은 윤석열 파면과 내란종식이라는 공동의 목표로 연합의 장이 되었고, 이번 대선에서도 야5당이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나섰다.

광장연합이 대선과 정치의 연합으로 변해가는 것이다.

무엇보다 진보당의 빠른 후보사퇴와 이재명 후보에 대한 지지선언은 예상 밖이다.
진보당은 ‘광장연합후보 이재명의 압도적 승리에 힘을 모으고 사회대개혁의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진보세력으로써 민주당을 견인하고 견제하며 비어 있는 진보의 영역을 담당할 절호의 기회를 스스로 차버린 느낌이다.

물론 내란 세력의 척결은 지금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이며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다만 대선 후보로써 진보당의 김재연 대표가 짧은 기간 동안 외쳤던 구호는 내란종식 이외에도 언론개혁, 농민·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불평등과 소수자의 차별을 없애는 등 분명한 차별성이 있었다.

더구나 한덕수 9일몽 파동 등 대선 후보의 막장 단일화 시도로 자멸의 길을 걷고 있는 국민의 힘의 행태는 지난 20대 대선 당시 정의당 심상정의 완주와는 결이 다르며, 때문에 이른 후보사퇴와 선대위 합류는 뭔가 개운하지 않은 뒷맛을 남긴다.

개헌과 사회대개혁은 정권만 바뀐다고 자동으로 실현되는 것이 아니다.

박근혜 탄핵으로 들어선 문재인 정권도 개헌과 사회대개혁을 약속했지만 결국 공수표가 되고 말았다.

윤석열 파면으로 조기에 치러지는 이번 대선에서도 압도적 당선이라는 확실한 대의명분으로 한 배를 타고 있지만 대선 전에 합의한 내용들이 제대로 지켜질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다.
어쨌든 대선은 시작되었다.

그리고 민주당의 우산을 쓰고 들어간 대선의 테두리에서 진보세력이 풀어야 할 사회적 과제는 너무나 많다.

정치와 사법 권력의 개혁 등 진보가 외치는 국민주권 실현을 위한 사회대개혁의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 구석구석 깊게 종양처럼 뿌리를 내리고 있는 기득권의 카르텔로 숨통이 조여드는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그 어느 때보다 진보세력의 역할이 중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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