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을 거듭해온 대한민국이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다. 위기는 안보와 경제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정치적 안정도 빠뜨릴 수 없다. 계층간‧세대간‧지역간의 갈등도 심각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인구 감소다. 인구밀도가 높아 먹고 사는 것이 문제를 산아제한으로 해결하기 위해 목소리가 높았던 시절의 기억 때문에 심각성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인구 감소는 먼저 노동 인력의 감소로 이어진다. 노동 인력 감소는 각종 산업의 위축으로 이어진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인구 감소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인 출산율 저하다. 출산율 저하는 노령 인구 비중의 증가를 가져온다. 노령인구 비중이 높아지면 노동력 있는 인력이 인구 비중이 높은 노령층의 삶을 지원해야 하는 부담이 커진다. 소득이 지출을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의 확대는 경제‧사회‧문화 전반의 후퇴가 불가피하다. 이보다 더 크고 근본을 흔드는 위기는 없다.

1969년 16만 인구를 자랑하던 영광군이 40이 못돼 6만 명 이하로 줄었다. 30년 동안에 10만 명이 줄었다. 연평균 3만 명 정도 줄었다. 6만 명 선이 무너진 이후 감소 폭이 줄어들기는 했으나 출산율이 낮아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다. 생산성 있는 인구는 줄고 생산력 없는 인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인구 감소를 막을 수 없는 구조의 고착이다.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영광군을 비롯한 전남 대부분의 자치단체는 인구 부족으로 공동체 해체가 급속도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문제의 심각성은 출산율 저하가 농어촌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는 데 있다. 결혼과 출산을 못하거나 기피하는 젊은이가 늘고 있는 만큼 인구 감소는 더욱 가파르게 진행될 가능성마저 있다. 이보다 더 큰 위기는 없다.

다행히 영광군이 인구 늘기를 중점시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감소세는 계속되고 있다.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좋은 일자리를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다. 귀농‧귀촌 정도로는 감소세를 막을 수 없다. 김준성 군수는 대마산단 활성화되고 초당대 항공학부 캠퍼스가 이전하면 인구가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이구 문제는 그 효과가 나오려면 오랜 세월이 필요하다. 아무리 서둘러도 늦다. 인구가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영광 만들기보다 더 크고 급한 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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