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액정' 논란에 횝싸인 갤럭시S8. 액정의 색온도는 '색상 최적화' 기능으로 일정 부분 조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붉은색이 과도하게 보이면 '빨간색' 수치를 낮춰 조정이 가능하다.

사전예약 100만대를 돌파하며 승승장구하던 삼성전자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이하 갤S8)이 개통 첫날 뜻밖의 복병을 만났다. 갤S8 디스플레이에 붉은빛이 과도하다는 일부 소비자들의 문제 제기가 이어진 것.

삼성전자는 18일 "품질 이슈와 무관하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붉은 액정' 논란이 자칫 갤S8 초기 흥행가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붉은 액정’ 논란…삼성전자 "하자 No, 맞춤형 조정으로 해결 가능"

일각에서 제기한 ‘붉은 액정’ 논란에 대해 삼성전자는 18일 "제품에 하자가 있는 게 아니라 일부 제품의 색온도 세팅이 따뜻하게 됐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최초 출고된 제품들의 기본 모드에 아몰레드(AMOLED) 디스플레이 특유의 따뜻한 기운이 돌도록 붉은색이 조금 더 표현됐지만 화면 설정에 따라 얼마든지 느끼는 색감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부터 '갤럭시S7' '갤럭시노트7' 등의 제품 역시 디스플레이가 과하게 붉다는 지적이 제기됐지만 ‘색상 최적화’ 기능으로 소비자들이 각자의 기호에 맞게 디스플레이 색상을 조정할 수 있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디스플레이 색상을 사용자가 직접 조정하려면 설정 메뉴에서 ‘화면모드’ ‘색상 최적화’ 버튼을 터치해 직접 빨간색, 녹색, 파란색 비율을 선택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유기 소재를 충전하는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특성상 시야각에 따라 붉거나 푸른 색상이 도드라질 수 있다”며 “갤S8에 차용된 디스플레이는 딥레드 소재를 사용했기 때문에 그 정도가 크게 느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정면에서 디스플레이를 바라보면 붉은빛의 정도가 거의 느껴지지 않을 것”이라며 “제품 디스플레이의 색온도 편차를 조정하는 공정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은 있지만 이 역시 색상 설정 기능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구동칩·펜타일 문제 가능성도…품질 이슈 민감해진 소비자 정서 반영

삼성전자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일부 소비자 사이에서는 여전히 품질 하자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우선 삼성전자가 1개 픽셀에 빨간색(R), 녹색(G), 파란색(B) 세 서브 픽셀을 모두 넣지 않고 픽셀당 RG, 혹은 BG 등 2개의 픽셀만 넣는 ‘펜타일’ 방식을 사용했기 때문에 이같은 현상이 일어났다는 관측도 나온다. 펜타일 방식을 사용하면 색 표현을 위해 최소 2개 이상 픽셀이 있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색 균형이 맞지 않아 문제가 발생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디스플레이 구동칩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추측도 있다.

이에 대해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펜타일 기술은 수년간 활용됐기 때문에 이번 문제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논란 속에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서비스센터에서 제품 교환증을 써줬다는 글도 올라왔다. 삼성전자가 제품의 문제를 인정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서비스센터에서 제품을 교환해줬다는 보고를 받지 못했고 문제가 있다는 제품의 시료(시험, 분석 등에 쓰이는 물건) 역시 확보하지 못했다”며 “디스플레이 색상은 소비자 스스로 혹은 서비스센터에서 간단한 설정만으로 조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갤S8 ‘붉은 액정’ 논란이 사안의 심각성에 비해 지난해 갤럭시노트7 발화사태로 품질 이슈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의 감성이 반영된 결과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불량문제가 발생할 경우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에 소비자로부터 시료가 정식 접수되고 이를 토대로 삼성전자 및 부품사가 함께 불량의 원인 분석을 진행한다. 이날 개통 첫날임을 고려하면 아직 정식 접수 사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갤S8로 시장의 활기를 기대했던 이동통신사들도 내부적으로 관련 내용 파악에 나섰다. 이통사 관계자는 “갤S8은 소비자들의 기대가 상당해 붉은 액정에 대한 관심도 높을 수밖에 없다”며 “삼성전자로부터 아직 관련 입장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고객들이 이통사로 불만을 접수하는 VOC(Voice of Customer)를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창수 기자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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